김포 토박이 청년들의 ‘서울시 김포구’…“난개발 걱정”

김포 토박이 청년들의 ‘서울시 김포구’…“난개발 걱정”

기사승인 2023-11-10 06:00:02
승객들로 붐비는 김포골드라인의 모습. 사진=박효상 기자


요즘 지방자치단체 정책의 핵심은 청년에 있다. 청년이 있어야 지역이 나이 들지 않고 더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정책을 펼치는지에 따라 청년들을 오거나, 떠나게 만들 수 있기에 대부분 지자체는 청년 정책에 가장 공을 들인다.

경기 김포시에서 살아온 청년들은 최근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논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김포에서 자라 지역에서 청년공동체 활동을 하는 두 명의 청년을 쿠키뉴스가 만났다. 문화생활부터 김치 담그기까지 청년들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주는 윤선우(28) 금빛공동체 부회장과 농촌활동으로 시작한 최준원(29) 고음달 청년공동체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아직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의제가 크게 와 닿지 않았다고 했다.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구체적인 이야기가 아직 나오지 않아서다. 최 대표는 “김포시에서도 외곽 쪽에 살아서 해당 의제에 무딘 편”이라며 “공동체원들 다수가 주로 농촌에 거주하고 있다. 서울 편입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는 지금도 크게 변화가 예상되거나 체감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윤 부회장도 “처음에 서울시와 논의 안 된 사항이라고 나와서 체감이 잘 안 됐다”고 말했다.

김포 청년들이 가장 주목하는 건 교통 개선에 대한 것이다. 최대 혼잡률 289%에 달하는 김포골드라인은 지난 4월 네 건의 안전사고가 일어났을 정도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윤 부회장은 “서울에서 김포로 출퇴근하는 사람의 70% 정도가 20~40대일 것”이라며 “김포골드라인에서 혼잡도가 높아 사람이 쓰러졌을 때, 금빛공동체 회원들 3, 4명도 타 있었다고 들었다. 많은 사람의 일상이고, 중요한 문제인 만큼 서울지하철 5호선 연결이 중요한 화두로 얘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포 금빛청년공동체 단원들이 모여 김치를 담그는 모습. 김포 금빛청년공동체


지역 개발에 대한 관심도 많다. 윤 부회장은 “김포에 개발이 불균형하게 이뤄지거나 매립지 등이 생겨서 님비(NIMBY) 현상이나 난개발이 일어날까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습지나 바다 등 일상 가까이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점이 김포의 장점이다. 김포는 평야와 철새 도래지, 습지 등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최 대표는 “어릴 때 살던 마을은 이미 산업단지가 들어서서 마을 사진조차 남아있지 않다”라며 “김포가 발전하고, 사람들이 이주하며 더 살기 좋은 도시가 된 것도 사실이다. 서울 편입도 비슷한 맥락으로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길 바란다”고 했다.

두 사람은 김포에서 태어나 자란 김포 토박이다. 윤 부회장은 자신과 부모님의 고향이고, 최 대표는 증조부부터 4세대가 김포에 뿌리내려 살고 있다. 김포가 고향인 청년도, 새롭게 김포에 올 청년도 더 좋은 일상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다.

윤 부회장은 “혼자라 외로워 다시 고향에 가려 하는 청년들이 꽤 있었다”라며 “공동체 활동을 통해 여가를 함께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들과 친구가 되며 김포에 살기로 다짐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도 “공동체 활동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하면서 지역 문제에 더 적극 참여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런 활동들 모두 ‘김포 시민’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되는 셈이다.

두 사람 모두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여부와 관계없이, ‘김포’로서 시민들에게 좋은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최 대표는 “소모적인 논쟁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김포에 살고 있는 청년을 위한, 시민을 위한 협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 부회장 역시 “김포는 보금자리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다”라며 “김포에 젊은 인구가 많은 만큼, 앞으로도 도전할 수 있고 기회를 살릴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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