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이 상대전적 3대 5 열세였던 롄샤오에게 행운의 ‘시간승’을 거두고 다소 수월하게 준결승 무대를 밟았다. 형세는 유리했지만 난전이 펼쳐지고 있어 쉽사리 끝날 바둑은 아니었던 탓에, 종국 직후 롄샤오의 아쉬움이 컸다.
21일 오후 12시 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 캠퍼스에서 속개된 202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8강전 첫 날 경기에서 박정환 9단이 중국 롄샤오 9단에게 107수 만에 시간승을 거두면서 4강에 안착했다. 롄샤오 9단의 마지막 108번 째 착점은 시간을 넘기면서 기보에 기록되지 못했다.
박 9단은 초반부터 줄곧 유리한 형세를 견지했지만, 롄샤오 9단 역시 최강으로 맞서고 있던 터라 아직 ‘승부처’는 남아 있는 국면이었다.
과거 세계바둑대회에선 계시원이나 기록자 등이 시계를 눌러주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선수가 착점 후 ‘착점한 손으로’ 시계를 직접 누르는 방식이 많은 바둑 대회에서 채택되고 있다. 롄샤오 9단의 착점은 1분 초읽기를 넘기지 않았으나, 착점한 손이 시계를 누르는 순간은 이미 시계가 시간패를 선언한 다음이었다.
박정환 9단이 한국 선수로는 가장 먼저 4강 무대를 밟은 가운데 22일에는 신진서⋅김명훈 9단이 출격한다. 신 9단은 셰얼하오 9단과, 김 9단은 딩하오 9단과 맞대결을 펼친다. 상대전적은 신 9단이 7승 1패로 앞서고 김 9단은 1승 1패로 호각지세다.
202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우승상금은 3억원, 준우승상금은 1억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 1분 초읽기 5회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