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고립·은둔 청년…“아동·청소년기에 개입해야”

늘어나는 고립·은둔 청년…“아동·청소년기에 개입해야”

기사승인 2023-11-21 19:38:17
21일 오후 1시30분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아동·청소년의 사회적 고립 실태 및 대응 방안’ 청소년 정책 포럼이 열렸다. 사진=이예솔 기자


“청년 시기는 고립·은둔이 명확하게 보입니다. 학교에 가는 아동·청소년기엔 고립·은둔 경계에서 모호한 형태를 보이죠. 고립·은둔 문제를 예방하려면 청년기 이전에 개입해야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회가 비대면·디지털화되고 개인화 경향이 강해지면서 아동·청소년의 사회적 고립 문제가 확대되고 있다. 아동·청소년기의 고립·은둔 문제는 청년기로 이어진다. 보건복지부가 추정하는 국내 고립·은둔 청년 규모는 약 51만6000명. 전문가들은 사회적 고립을 노년·중장년·청년의 문제에서 아동·청소년 문제로 확대해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21일 오후 1시30분 서울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여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아동·청소년의 사회적 고립 실태 및 대응 방안’ 청소년 정책 포럼에서 아동·청소년의 사회적 고립 문제 해소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나왔다.

사회적 고립은 아동·청소년기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조현주 파이심리상담센터 센터장은 “상담하다 보면 청소년 시기에 고립 시간을 보낸 경험이 많다”며 “고립·은둔 선택이 습관이 된 것으로, 조기 교육을 통해 습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립·은둔 원인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정신 건강·사회적 관계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는 건 공통된다. 고립되는 과정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이 필요한 이유다. 서고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선 현장에서는 고립과 은둔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며 “아동·청소년기 고립의 대응 체계 방향으로 개인별 고립화 과정 등에 대한 면밀한 감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미형 협동조합 함께하는연구 연구위원도 “고립 문제가 개별화돼 있기 때문에 외부 시선만으로는 발굴이 어려울 수 있다”며 “단순히 ‘사회적 관계가 거의 없다’로 정의하기엔 복잡한 현상이다. 개인 문제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21일 오후 1시30분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아동·청소년의 사회적 고립 실태 및 대응 방안’ 청소년 정책 포럼이 열렸다. 사진=이예솔 기자

아동·청소년기에 시작된 고립·은둔은 성년이 돼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유민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고립·은둔은 청년기에 뚜렷하게 나타난 뒤 중장년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청년의 사회적 고립을 해결하기 위해선 청년에만 집중해선 안 된다. 아동·청소년기에 (고립·은둔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대응 체계는 고립 과정보다는 악화한 고립 상태처럼 사후적인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사회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조 연구위원은 “고립·은둔 청년들을 게으르고 무능력하다고 볼 것이 아니라, 사회 부조화 시스템으로 주변부로 밀려났다고 보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둔·고립이란 단어를 대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수진 성북구자살예방센터 부센터장은 “자살 예방이란 단어 대신, 생명 존중이란 단어를 쓰려고 한다”며 “고립·은둔도 부정적으로 인식이 되는 단어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친구들이 불편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입시를 강조하는 교육 환경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조현주 센터장은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공부를 열심히 하다가 고립 된 경우가 있었다”며 교육 분위기 전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제화 필요성도 언급됐다. 양혜정 성북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센터장은 “고립·은둔 청소년들을 학교에서 가장 먼저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며 “조례를 바꿔서 위클래스 인력 등의 지원을 늘리고, 캠페인 등을 실시해 인식 개선에 도움을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아이들을 돕는 데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부모의 심리 지원을 돕는 정책이 나오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서고은 연구위원도 “아동·청소년기는 부모가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시기”라며 “부모 자신을 위한 상담 등 치료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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