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카카오뱅크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 모양새다. 우수한 실적과 함께 대환대출 상품 종류 증가로 경쟁력 제고를 기대하는 반면, 지배구조와 성장성에서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대신증권은 카카오뱅크에 대해 업종 내 최선호주를 유지한다고 진단했다. 목표주가는 3만6000원,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핵심은 수신으로 모임통장 중심 저원가성 수신 비중이 56.9%로 은행권 평균인 38.3% 대비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라며 “은행권 수신금리 경쟁에 참여할 필요도 없고, 심지어 세이프박스 예금은 금리를 인하하며 3분기 순이자마진(NIM) 개선폭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모임통장 특성상 금리민감도는 매우 떨어질 수밖에 없고, 3분기 예대율은 81%로 선제적으로 모집한 수신 덕분에 여신성장에만 집중할 수 있어 내년에도 NIM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상황이다. 대신증권은 카카오뱅크가 지난 5월 출시된 신용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에 이어 연말 전세대출, 주택담보대출 플랫폼 출시 예정을 고려할 때 내년에도 원활한 여신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하나증권은 카카오뱅크가 지배구조 및 성장성 등에서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도 기존 3만3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가계부채 억제 이슈는 결국 개별은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가계대출 수요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상생금융 압박 속에 대출금리까지 인하될 경우 총량규제 등장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은행별로 성장률에 제약이 가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세간의 이슈인 대주주 리스크도 불확실성 요인으로 짚었다. 현재 감독당국은 카카오 법인 처벌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나증권은 실제 처벌 확정시에도 행정소송 등으로 수년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감안하면 빠른 시일 내 지분이 매각될 가능성은 적다는 얘기다.
최 연구원은 “향후 대주주 변경이 발생한다고 해도 카카오뱅크의 영업 환경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지배구조 변화 및 매각가 이슈 등이 발생하면 현재 멀티플에 대한 고찰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