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의 컨트롤타워로 출범 예정인 정부의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정책의 지향점을 설정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2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정책보고서(KPBMA Brief 25호)를 발간했다.
이명화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제약바이오 산업 도약을 위한 거버넌스 체계 확립’이란 제목의 기고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의 컨트롤타워인 혁신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부처 간 벽을 허물고 정책의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무총리 직속의 범정부 컨트롤타워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의약품과 의료기기, 보건의료기술 등 바이오헬스 분야의 기업을 지원·육성하는 정부의 정책과 사업이 부처별, 분야별, 단계별로 가로막혀 일관성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이 연구위원은 연구개발(R&D), 규제와 건강보험, 산업화 주체 간 유기적 연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상 과정에서 보건복지부뿐 아니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다른 부처 지원 예산을 적절히 활용하도록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연구개발 단계부터 인허가 가능성이 미리 고려되고 건강보험당국과 협의가 이뤄진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성과가 창출될 것”이라며 “혁신위가 핵심 주체들이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오헬스 관련 정부위원회들의 권한과 역량 한계는 개선사항으로 지목됐다. 혁신위에서 결정된 정책들이 이행될 수 있도록 예산 조정 같은 권한이 부여돼야 한단 지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혁신위는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게 된다는 점에서 기존 위원회들과 차이가 있지만, 정책들의 이행 과정을 관리하고 평가하는 기능이 고려되지 않는다면 당초 기대해 왔던 컨트롤타워 역할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협회 테스크포스팀(TFT)의 약가 정책에 대한 제언도 담겼다. TFT는 “과거처럼 제네릭(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약가 인하를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정책의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수용성 없는 약가 정책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원제약 약무정책팀은 “산업계의 연구개발 비용 자체 부담률은 95.9%로, 해당 비용을 온전히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예고된 약가 인하, 사후 관리 강화 정책이 시행될 경우 국내 제약 산업의 R&D 역량 강화와 투자 연속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