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ELS 판매 전면 중단…“원금손실 우려 상품 판매서 제외”

농협은행, ELS 판매 전면 중단…“원금손실 우려 상품 판매서 제외”

기사승인 2023-11-29 10:12:14
쿠키뉴스 자료사진

NH농협은행이 ELS 관련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내년 상반기 홍콩 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불거진 영향이다. NH농협은행의 판매 중단 결정에 여타 은행들 역시 판매 중단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 10월부터 전국 각 지점에서 ELS 판매를 중단했다. 농협은행 등 은행들은 ELS를 ELT(신탁)에 담아 판매해 왔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ELT 관련 원금손실 우려가 있는 상품을 판매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LS는 만기 안에 기초자산의 가격이 정해진 기준(녹인·knock-in, 원금 손실 발생 구간)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미리 정해둔 원금과 이자를 주는 파생상품이다. 보통 출시 후 3년이 지나면 만기일이며, 조건을 충족하면 6개월마다 조기상환도 가능하다.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판매된 ELS의 경우 현재 상당수가 이미 녹인 구간에 진입했다. 2021년 초 1만~1만2000포인트까지 올랐던 홍콩 H지수가 현재 50% 수준인 6000포인트 수준까지 추락한 영향이다. 해당 상품들은 개별 상품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내년 상반기에 홍콩 H지수가 지금보다 20~30% 이상 상승하지 않을 경우 대규모 원금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에서 판매한 홍콩 H지수 연계 ELS 중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판매 잔액은 총 8조4100억원 규모다. 은행권에서는 홍콩 H지수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내년 상반기 3조~4조원대 원금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은행별 내년 상반기 만기 도래 금액은 KB국민은행이 4조7726억원으로 가장 많고, NH농협은행(1조4833억원), 신한은행(1조3766억원), 하나은행(7526억원), 우리은행(249억원) 순이다.

현재 일부 은행들은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홍콩 H지수 연계 ELS 판매를 중단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고객 보호 차원에서 지난해 말부터 해당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다만 ELS 상품 자체는 여전히 모든 은행들잉 판매하고 있었다. 

NH농협은행이 ELS 상품 자체를 판매 중단하면서 여타 은행들도 판매 중단 여부를 두고 검토에 들어갔다. 한 은행 관계자는 “ELS 판매중단과 관련해 시장상황을 모니터링 하며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판매 중단 여부와 관련해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한편 감독당국은 홍콩 H지수 연계 ELS의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들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에 들어갔고, 하나·신한·우리·NH농협은행과 미래에셋·KB증권에는 서면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당국은 점검 과정에서 판매 상품 채택 과정, 직원에 대한 교육 수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ELS 상품 구조가 복잡go 고객에게 충분하게 설명하지 않고 판매하는 ‘불완전 판매’ 우려가 높은 영향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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