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AI 편의점…편리는 기본, 보안은 어떨까 [가봤더니]

진화하는 AI 편의점…편리는 기본, 보안은 어떨까 [가봤더니]

기사승인 2023-11-30 06:00:07
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인공지능(AI)의 진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AI 기능을 적용한 스마트 편의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출입부터 상품 구매, 결제까지 사람의 개입 없이 AI 시스템만으로 모든 과정이 가능해졌다. AI편의점, 일반 편의점과 어떻게 다를까.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 ‘GS25 DX LAB 가산스마트점’. 사진=김한나 기자

구축 투자비 절감, GS25 DX LAB 가산스마트점


지난 27일 오전 방문한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의 ‘GS25 DX LAB 가산스마트점’. 역에서 도보 5분 거리라 접근성은 편리했다.

외관에서 봤을 때 일반 편의점과 차이는 없어 보였다. 내부는 18평 남짓한 규모. 담배, 간편식, 음료 등 1000여종의 편의점 상품이 진열돼 있었다. 단 주류는 성인 인증이 어려워 판매 품목에서 제외됐다.

제한된 고객만 이용 가능한 기존 스마트 편의점과 달리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GS25가산스마트점은 GS25가 한국인터넷진흥원, AI 스타트업 파인더스에이아이와 손잡고 구축한 스마트 편의점이다.

내부 입장은 GS리테일 전용 앱인 우리동네GS 내 QR코드를 출입문에 스캔하면 된다. QR코드 외에도 신용카드, 카카오 QR로도 출입이 가능하다.

‘GS25 DX LAB 가산스마트점’ 내부 모습. 사진=김한나 기자

출입문을 지나 점포에 들어서면 천장에 부착된 60대의 딥러닝 AI 카메라가 눈길을 끈다. AI 카메라는 소비자 행동을 인식하는 역할을 한다. 각 상품 매대에는 총 190여개의 무게 감지 센서가 장착돼 상품 이동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클라우드 POS가 딥러닝 AI 카메라와 무게 감지 센서의 정보를 분석해 어떤 상품을 얼마나 골랐는지 상품 구매 과정을 추적하는 방식이다.

결제 속도도 매우 빠른 편이다. 물건을 고른 뒤 출입문을 나오면 AI 기술이 적용된 결제 시스템을 통해 자동 결제 처리가 이뤄진다. 몇 초 지나자 휴대전화를 통해 신용카드 결제 알림이 날라온다. 모바일 영수증도 제공되며 1+1, 가격할인 등 편의점 행사는 모두 자동 반영된다.  

그러나 상품 인식 오류의 장벽은 존재했다. 결제되는 금액은 똑같지만 내가 구매한 상품이 아닌 동일한 다른 종류의 상품으로 인식되는 식이었다. 이같은 문제 말고는 출입부터 상품 구매, 결제 등 편의점 소비에서의 전 과정은 크게 문제 없어 보였다. 

‘GS25 DX LAB 가산스마트점’ 내부 출입문. 사진=김한나 기자

도난 위험은 없을까. 이날 매장에서 만난 가산스마트점 관계자는 “물건을 몰래 가지고 나와도 감지가 되고 밖으로 던져도 결제가 되기 때문에 도난 위험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현재 이 매장에 설치된 AI 카메라들은 동시에 10명까지 파악이 가능하다.

특히 비싼 3D 카메라보다 5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한 2D CCTV용 카메라를 구축해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한 대당 5∼10만원 정도의 저렴한 2D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다.

가산스마트점 관계자는 “전용 CCTV를 사용 시 단가 차이가 꽤 많이 나는데 2D 카메라를 사용하기 때문에 설비에 대한 비용 절감을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매장 관심도도 높아 지난주 해외 기술 관련 회사에서 답사를 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가산스마트점은 지난달 10일 첫 오픈해 시범 운영 중이며, 비상 상황에 대비해 매장에는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GS25는 테스트 기간을 거쳐 AI 기술 시스템을 가맹점에 확대 적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가산스마트점의 기술을 가맹점에 확대 보급하는 방식으로 운영 효율성을 높여 나가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 스타필드 코엑스몰 ‘이마트24 스마트코엑스점’. 사진=김한나 기자

‘한국판 아마존고’ 이마트24 스마트코엑스점


같은날 찾은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 지하 1층에 위치한 ‘이마트24 스마트코엑스점’. 이곳도 상품을 들고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완전 스마트매장’이다. 테스트베드형 실증 매장이지만 일반 고객에게 상시 오픈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이마트24가 신세계아이앤씨와 협업해 만든 스마트코엑스점은 2021년 9월 오픈 이후 올해로 2년째 운영 중이다. 최근 ‘네이버 출입증’을 통해 간편입장 및 자동결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네이버 출입증은 간편결제 네이버페이와 연계되는 서비스다. 

입장은 전보다 훨씬 간편하고 편리해졌다. 네이버 앱 Na.에서 출입증을 선택 후 QR코드로 바로 입장할 수 있다. 구매할 상품을 들고 나오면 네이버 출입증에 미리 등록해 뒀던 신용·체크카드로 자동 결제된다.

이마트24 스마트코엑스점 입구 모습. 사진=김한나 기자  

앞서 이마트24는 2021년 6월 1900여개 하이브리드 매장에서도 네이버 출입증으로 입장이 가능하도록 한 데 이어 완전 스마트매장인 ‘스마트코엑스점’까지 네이버 출입증과 간편결제의 사용 범위를 확대했다. 

입구 오른쪽에는 스마트 담배 자판기와 원격 매장관리 시스템도 마련돼 있다. ‘스파로스’ AI 수요예측 시스템을 통한 자동발주와 상품 자동 학습기술 등을 접목한 시험도 진행 중이다. 실제 스파로스 AI 수요예측 시스템을 도입한 결과 기존 1시간 이상 소요됐던 발주 시간이 5분으로 대폭 단축됐다는 설명이다.

이 매장도 GS25가산스마트점과 마찬가지로 상품 매대에 무게 센서가 장착돼 있다. 천장에는 고객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한 AI 카메라와 라이다(레이저로 물체를 3D로 측정하는 센서)가 총 30여대가 설치돼 있다.  

상품 선반에 무게 센서가 장착돼 있다. 사진=김한나 기자

스마트 음성 인식 기술인 챗봇 ‘하이 스마트리’. 사진=김한나 기자

특히 스마트 음성 인식 기술인 매장 내 챗봇 ‘하이 스마트리’의 역할이 크다. 스마트리는 인공지능(AI) 점원이다. 결제 방법이나 상품 위치를 물어보면 친절하게 답변을 해준다. 스마트리는 물건과 결제 안내 외에도 고객 부정 입장, 매장 내 폭행 등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매장 관리자 및 관제 센터에 알림을 발송하는 기능도 한다. 아울러 이용이 쉽지 않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편의 장치도 강화하고 있다는 이마트24측 설명이다.

스마트코엑스점은 고객들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기술 정확도 뿐만 아니라 방문 고객과 매출도 늘고 있다. 실제 올해 이마트24 스마트 코엑스점 평균 매출과 방문객은 2021년 대비 2배 가량 증가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이마트24는 완전스마트매장을 오픈한 이후 실제 고객들의 매장 이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 편의, 매장 운영·관리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라며 “특히 지난 9월 고객의 빠르고 간편한 입장을 돕는 ‘원스톱 게이트’ 기술을 적용해 매장 입장 과정을 획기적으로 간소화했다”고 말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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