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PE, 포커스미디어 엑시트 불발에 ‘전전긍긍’

우리PE, 포커스미디어 엑시트 불발에 ‘전전긍긍’

야심차게 출범한 우리신영그로쓰캡제1호, 3분기 40억 당기순손실 기록
IPO 성공해야 엑시트 가능…우리PE “올해 특별한 회수건 없어 소규모 손실 발생”

기사승인 2023-12-07 06:00:17
우리PE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쳐.

우리PE자산운용(우리PE)이 자신있게 투자하며 시작을 알렸던 포커스미디어코리아의 IPO가 올해 끝내 불발되면서 우리PE의 엑시트 전략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IPO시장가 여전히 얼어붙은 가운데 우리PE가 야심차게 출범했던 펀드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PE가 운용하고 있는 ‘우리-신영 Growth-Cap 제1호(우리신영그로쓰캡제1호)’는 올해 3분기(누적) 40억31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조성된 우리신영그로쓰캡제1호는 우리PE가 당시 7년만에 결성한 블라인드 펀드로 우리PE의 야심작 중 하나다. 두 자리수 수익률로 청산한 우리블랙스톤펀드로 이름을 날렸던 우리PE는 그동안 지주 해체 등 변수에 흔들리며 투자 공백기를 거쳤었지만, 우리신영그로쓰캡제1호를 통해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우리신영그로쓰캡제1호의 출범 소식에 당시 많은 출자자(LP)들이 몰려들며 흥행을 이어갔다.  KDB산업은행(600억원)과 우리은행(400억원), BNK부산은행(100억원) 등이 출자자(LP)로 참여한 가운데 운용자산 규모 1630억원, 목표 내부수익률(IRR)을 연 15%로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신영그로쓰캡제1호는 첫 번째 투자처로 포커스미디어코리아를 선정한 뒤 지분취득을 완료했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윤제현 대표가 지난 2017년 중국 포커스미디어그룹과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최대주주는 중국 포커스미디어그룹으로 지분 50.4%를 보유하고 있으며 윤제현 대표가 21.6%, 우리신영그로쓰캡제1호PEF 19.0%, LG유플러스 9.0%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디지털 옥외광고(DOOH)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든 회사로 평가받으며 별다른 경쟁사들이 없었고 ‘디지털 광고 플랫폼’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또한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사업확대와 함께 IPO(기업공개)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까지 내놓으며 구주매출을 통한 투자금 회수까지 무사히 끝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포커스미디어코리아가 돌연 상장계획을 철회하면서 ‘엑시트’의 꿈은 뒤로 미뤄졌다. 지난해 9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올해 4월 초 승인 결과를 획득했다. 이후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지난 6월 경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증권신고서 정정 문제로 간담회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수요예측도 해보기 전 상장을 철회한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포커스미디어코리아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72억원, 영업이익은 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9% 감소했다. 지난해까지 20%를 상회하던 영업이익률도 1분기 8%로 크게 하락했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광고시장이 부진한 것이 크다는 것이다.

여기에 시장 환경에 만족하지 못한 모회사(중국기업)가 상장에 제동을 걸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올해 1분기 실적에 유사기업 PER(주가수익비율)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산출했는데 수익성이 부진하다 보니 모회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설명했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향후 재차 IPO를 재도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시가가 언제가 될 지에 대한 언급은 없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신영그로쓰캡제1호는 올해 3분기(누적) 40억31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그나마 우리PE가 원활한 엑시트를 이뤄내려면 결국 포커스미디어코리아가 IPO 재상장을 성공적으로 끝야 한다. 하지만 이조차 쉽지 않을 전망이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중국 펀중미디어가 지분 50.4%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인데, 국내 상장 중국자본 기업 27곳 중 14개 상폐된 적이 있을 만큼 국내 증권시장에서는 ‘차이나포비아’가 횡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 8월 3노드디지탈이 중국기업 최초로 국내 증시에 상장한 이후 27개의 중국기업이 상장에 성공했지만 현재 정상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종목은 13개에 불과하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도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중국 최대주주 관련 위험’을 고지했다. 증권신고서에서 회사는 “최대주주의 사업장 소재지는 중국이고, 중국 내 상위 회계법인으로부터 외부감사를 수감 받고 있긴 하지만 당사의 최대주주 또한 분식회계 등 회계 부정과 관련된 이슈가 완전히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우리PE에서는 “우리신영PEF는 당사의 대표펀드 중 하나로서, 총8건의 투자 포트폴리오 중 3건을 회수를 끝냈고 현재 IRR 36.3%의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올해의 경우 특별한 회수건이 없어 펀드 운용비용 등으로 펀드 재무제표상 소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우리신영PEF의 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삼성전자, 하나투어 등을 포함한 대기업·중견기업들과 내년 장기계약을 수주했으며 24년 2분기 이후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며 “2024년에는 2022년에 기록한 이익규모 이상을 달성해 2025년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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