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에 대해 ‘불임(不妊) 정당’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삭제했다. 국민의힘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자, 당 밖 인사를 영입하는 상황을 부정적으로 비유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여성을 향한 언어폭력이자 비하”라고 성토했다.
민 의원은 20일 오전 페이스북에 “대선후보도 ‘검찰’, 비대위원장도 ‘검찰’서 모셔 온다고? ‘불임 정당’이 쪽팔리지도 않나 봐”라고 썼다.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된 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유력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된 점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 의원은 글을 올린 지 얼마 안 돼 ‘불임 정당’을 ‘반쪽 정당’으로 수정했다. 이후 얼마 뒤 해당 글을 삭제한 뒤 “대선후보도 ‘검찰’, 비대위원장도 ‘검찰’서 모셔 온다고? 이 당은 쪽팔리지도 않나! 하긴 당명을 ‘검찰의 힘’으로 바꾸면 되겠네. ㅎㅎㅎ’라고 새 글을 올렸다.
‘불임 정당’은 유력 인사가 없다는 것을 부정적으로 비유하는 표현으로, 불임과 난임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여성을 비하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유사한 논란은 이전에도 있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2021년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두고 “국민의힘이 스스로 불임 정당임을 자백한 꼴”이라고 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비판을 제기했다. 최현철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통해 “(민 의원이) 국민의힘을 비판한답시고 SNS에 ‘불임 정당’이라는 표현을 버젓이 써놓고선 뒤늦게 ‘반쪽 정당’으로 수정했다가 이후 글 자체를 수정했다”고 질타했다.
그는 “국민의힘을 향한 비판과 비난은 이해하지만, 그 비판과 비난을 위해 임신의 어려움을 겪는 일을 비유로 들었어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최 부대변인은 “여성을 향한 언어폭력이자 비하”라며 “민주당에서 막말은 마치 존재감 과시를 위한 트렌드처럼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디 국민을 향해 예의를 갖추고 사과하라. 막말정치에 대한 국민의 엄중한 심판의 날이 머지않았음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