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쌍특검법’을 강행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비민주적 악법 폭주와 민심 교란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는 28일 본회의를 열고 재석 181명 중 찬성 181명으로 쌍특검법을 통과시켰다. 쌍특검법은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과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말한다.
이들 특검법안은 지난 4월 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지정됐다. 이후 국회 소관 상임위 심사 최대 180일과 본회의 숙려기간 60일을 거쳐 이날 본회의에 자동 상정됐다.
‘대장동 특검법’ 표결이 진행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장에서 퇴장해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규탄대회에서 “야당의 밀실야합으로 만들어진 쌍특검법은 과정·절차·내용 모두 문제투성이인 ‘총선 민심교란 이재명 당대표 사법리스크 물타기 악법’”이라고 질타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결혼도 하기 전에 일어난 사건이며 문재인 정권에서 1년 내내 수사하고도 기소는커녕 소환조차 하지 못한 것을 다시 끄집어내어 총선 기간 중 재수사하자는 것”이라며 “실체도 없는 내용을 가지고 억지를 부리니 수사 대상도 혐의 사실도 특정하지 못하고 모호하게 조문을 만드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통과 즉시 신속하고 단호하게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줄 것을 (대통령께) 건의한다”고 말했다.
국민을 향한 당부도 남겼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폭주를 멈출 수 있는 강력한 힘은 국민 여러분에게 있다”며 “더 이상 다수를 앞세운 의회 폭주가 일어나지 않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목소리 높였다.
대장동 특검법은 독립적 지위를 갖는 특별검사를 임명해 불법 로비 행위를 공정하게 수사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특별검사 후보자는 교섭단체가 아닌 원내 정당 중 법안을 발의했거나 패스트트랙 지정에 참여한 정당만 추천할 수 있게 했다. 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의혹 특검법엔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검사를 임명하고 특검의 역할을 규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통령실은 법안이 이송되면 즉각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법안이 정부에 이송 되는대로 즉각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선거 직전에 노골적으로 선거를 겨냥해 법안을 통과시킨 적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며 거부권 행사 배경을 설명했다.
향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법안은 국회로 돌아와 재투표를 거쳐야 한다. 가결되려면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의석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여당이 막아설 수 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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