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부산 현장 방문 일정에서 피습된 사건을 두고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고 위협”이라고 규탄했다. ‘자작극’ 취지의 음모론을 퍼뜨리는 일부 가짜뉴스 유포자들에 대한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에서 있을 수 없는 매우 불행한 사건”이라며 “민주당은 이번 사태에 대해 수사당국이 한 점 의혹도 없이 빠르게 수사해 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유명 정치인 안전 관련된 조치에 대해서도 치안당국에서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 대표 테러 관련 가짜뉴스를 ‘2차 가해’로 규정지으며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전 국민이 긴급 뉴스에 놀라 안타까워 하는 가운데 일부 인사들의 가짜뉴스에 국민들을 더욱 분노케 한다”며 “가짜 칼로 피도 연출했다고 한다. 이 대표 피습에 음모를 꺼내든 유튜버 기사를 보면 사람이 얼마나 더 잔인하고 타락할 수 있는가 생각하게 된다”고 성토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여러 가지 부적절하고 불필요한 해석을 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며 “이 사건 관련된 모든 일들은 경찰의 엄중하고 공정한 수사로 먼저 밝혀지는 것이 맞다”고 가세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지지하는 정치색이 다르다고 해서 우리가 지킬 기본적인 선 아래로 내려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온라인상에선 이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해 수사 당국의 발표와 다른 내용의 글이 확산하고 있다.
이 대표 피습 사건이 이 대표 측의 자작극이라는 음모론이 대표적이다. 이날 오전 유튜브에는 이 대표 피습 사건을 두고 근거 없는 주장을 내세운 영상이 다수 게재됐다. 전날 구독자 수 85만명에 이르는 정치 유튜브 ‘이봉규TV’는 흉기 피습 사건을 주제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해당 방송에 출연한 김사랑씨는 “제대로 된 칼이 훅 들어갔으면 죽었을 것이다. 칼로 1㎝ 깊이로 (찌르고) 의식을 있게 하는 게 굉장히 어려운 것”이라며 “한동훈 지지율이 오른 뒤의 피습사건이다. ‘자작나무’(자작극을 의미) 사건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성남에서 시민운동을 해온 김씨는 이 대표가 2015년 성남시장 시절 자신을 강제입원시켰다고 주장하며 줄곧 이 대표를 비판해 온 인물이다.
이 대표가 칼이 아닌 젓가락으로 찔렸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해당 글의 작성자는 “이재명은 칼에 찔린 게 아닌 것 같다. (범인은) 범행 전 왼손에 칼을 들고 있었다. 이재명이 근처까지 다가오자 오른손으로 힘껏 찔렀다”며 “이때 이재명이 ‘컥’하면서 머리가 흔들렸다. 이 정도 세기로 칼로 찌르면 칼이 목을 뚫고 튀어나올 정도다. 찌른 게 칼이 아니라는 얘기”라고 했다.
이어 “칼이 길이 20㎝라는데 칼날이 안 보인다. 그런데 (제압된 후에도) 왼손으로 여전히 칼을 잡고 있다”며 “범인은 오른손에는 나무젓가락, 왼손에는 칼을 들고 있었다는 이야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범인은 왼손에 칼, 오른손에 나무젓가락을 쥐고 있었고 실제로 찌른 것은 나무젓가락”이라고 적었다. 여러 장의 사진을 첨부하면서 “찌른 뒤 바로 제압되는 장면. 오른손에 나무젓가락 잡고 있다”며 “실제로 찌른 게 칼이 아니라는 증거”라고도 덧붙였다.
보수 성향의 ‘진성호방송’도 이 대표 피습 이후 ‘이재명, 계획범죄? 충격 영상 난리났다’, ‘이재명 수술, 이거였어? 부산대 의사들 충격 폭로’ 등 자극적인 제목을 내건 동영상을 게재했다.
반면 민주당 측에서도 이 대표의 피습을 윤석열 대통령 책임으로 돌리는 발언이 나왔다. 이경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자신의 SNS에 “대통령이 민생은 뒷전이고 카르텔, 이념 운운하며 국민 분열을 극대화하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라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2일 오전 부산 현지 방문 일정을 소화하던 중 A씨로부터 습격당했다. 이 대표는 왼쪽 목 부위를 공격당한 뒤 쓰러졌다. 이 대표를 피습한 A씨는 현장에서 경호원, 경찰에 체포됐다. 이 대표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치료를 받고, 서울대병원으로 후송됐다. 경찰은 피의자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A씨는 묵비권을 행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