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보수 불모지’로 꼽히는 광주를 찾았다.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경찰은 그 어느 때보다 삼엄한 철통 보안에 나섰다.
한 비대위원장은 4일 오전 8시30분쯤 광주송정역사에 도착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다음 행선지로 이동했다.
첫 행선지인 광주제일고 광주 학생독립운동기념탑에는 경찰 30여명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대열을 갖춰 경계 태세를 유지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 참배를 마친 후,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로 향해 광주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광주경찰청은 이날 한 비대위원장의 광주 방문과 관련해 ‘요인 보호’ 수준으로 경호를 강화했다. 경호에 투입된 경찰 인력만 28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이 도착한 광주 송정역사는 광산경찰서가,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녑탐 방문은 광주 북부경찰서가 책임졌다. 국립5·18민주묘지 방문 일정은 광주경찰청과 북부경찰서, 김대중컨벤션센터 일정은 광주 서부경찰서가 맡았다.
경찰은 열차 하차 장소부터 한 비대위원장을 에워싼 채 철통 보안에 나섰다. 에스컬레이터와 이동용 버스에 탑승하는 등 근접 접근을 가로막았다. 광주송정역은 광산서 소속 형사과, 정보과 등 경찰 60여명이 곳곳에 배치돼 삼엄한 풍경이 연출됐다.
광주경찰청은 광주청 소속 4개 중대, 약 280여명의 경찰을 총동원해 국립 5·18민주묘지에 배치했다. 나머지 각 행사장엔 일선경찰서장을 비롯한 60여명의 경찰 인력이 투입됐다.
앞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에 오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경찰은 해당 글을 올린 40대 남성을 전날 협박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통상적으로 경찰은 당대표 등의 요인 방문에 근접 경호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엔 근접경호를 붙여 외부인 보안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을 찾아 일정을 소화하던 중 흉기를 소지한 김모(67)씨에게 습격 당한 데 따른 예방 차원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경찰 경호를 강화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고, 경찰에서 경호 강화와 관련한 문의가 있었지만 최소화를 요청했었다”고 밝혔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