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정부, 경기도, 인천시가 청년 교통비 부담 완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서울시는 올 상반기 중 기후동행카드 ‘청년권’을 출시한다. 오는 5월부터는 정부의 ‘K-패스’, 경기도의 ‘더 경기패스’, 인천시의 ‘I-패스’도 출격한다.
수도권 대중교통 할인 카드 4종, 청년 혜택은
정부와 지자체가 내놓은 대중교통비 지원사업은 사업 방식과 지원 범위 등이 각기 다르다. 서울시는 상반기 중 기후동행카드 청년권을 출시할 계획이다. 서울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만 19~34살 청년들은 월 5만8000원대 카드 한 장으로 횟수 제한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국토부의 K-패스도 오는 5월 서비스 시작을 준비 중이다. 전국 통합형 환승할인 카드로, 현재 시행 중인 알뜰교통카드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한 달에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청년은 지출 금액 30%를 최대 60회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월평균 7만원 교통비를 쓰면 약 2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이다.
경기도와 인천시도 각각 K-패스를 기반으로 하는 대중교통 할인 카드를 내놨다. The경기패스와 인천 I-패스는 K-패스의 월 환급 한도인 60회를 초과하는 대중교통 이용에 대해서도 혜택을 제공한다. 30%를 할인해 주는 청년 기준도 만 34세에서 만 39세로 확대했다.
청년들, 사는 게 이득인지 ‘긴가민가’
대다수 청년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서울 방화동에서 내발산동으로 통근한다는 직장인 김모(26)씨는 “청년 교통비 부담 완화를 위해선 가격을 좀 더 낮출 필요성이 있다”며 “한 달에 나가는 교통비가 6~7만원 정도라 (카드 할인이) 매력적인 조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 내에서 통근하는 직장인 김모(28)씨도 “어차피 교통비 또 올릴 것 아니냐”며 “신청해 봤자 1만원 정도 아낄 수 있는데, 지금 물가에 뭘 할 수 있냐. 청년을 위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냐”고 꼬집었다.본격 시행을 앞두고 모르는 청년도 다수였다. 서울에서 인천으로 통근하는 직장인 이모(29)씨는 “이런 카드가 있는지 몰랐다”며 “카드가 여러 개고 혜택이 저마다 달라서 혼란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카드 발급 방법을 되묻기도 했다.
대중교통비 지원 사업을 두고 청년들의 기대가 없진 않다.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 차모(27)씨는 한 달에 교통비로 6만원 정도를 쓴다. 차씨는 “교통비가 이전보다 많이 올라 부담이 컸다”며 “적은 금액이지만, 교통비 부분에서 지출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금이지만, 고물가에 교통비 몇 천원을 아끼는 것도 감사하다는 얘기다.
앞서 시는 전날 오전 7시부터 기후동행카드 판매를 시작했다. 이날 오전에만 기후동행카드는 2만6000여장이 팔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4년은 기후동행카드 출시를 신호탄으로 대한민국 대중교통이 한 단계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수도권 지자체, 국토부와 적극 협력해 추가적인 혜택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