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들이 술집에서 술을 마셔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소상공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를 방지하는 ‘선량한 자영업자 보호법’이 발의됐지만 홍보가 미흡해 피해는 누적되는 상황이다.
11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12월 미성년자들이 식당에서 16만2700원어치의 술과 식사를 하고 도망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남겨진 영수증에는 “저희 미성년자다 죄송하다. 실물 신분증 확인 안했다”며 “신고하면 영업정지인데 그냥 가겠다. 성인이 돼서 떳떳하게 오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성탄절에도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 14만원어치의 술과 음식을 시켜먹은 여성들이 미성년자였다. 해당 학생의 부모 전화를 받은 식당주인은 영업정지 처분 위기 놓였다. 지난해 9월에는 국밥집이 갓 제대한 군인이라는 말에 속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해당 가게가 걸어놓은 현수막을 살펴보면 “갓 제대한 군인이라는 미성년자의 거짓말을 믿은 잘못으로 당분간 영업을 정지하게 됐다”며 “작년 11월 거짓말을 하고 처벌도 받지 않은 미성년자들은 봐라. 너희 덕에 5명의 가장이 생계를 잃었다”고 적혀있었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법이 발의됐지만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성년자들의 고의적인 신분증 위조와 도용에 대응하는 ‘선량한 자영업자 보호법’을 발의했다.
이 법은 청소년이 신분증을 위·변조하거나 폭행과 협박을 하는 경우 행정처분을 면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미성년자가 의심되는 경우 신분증 확인 시도만 해도 행정처분을 피할 수 있다.
서 의원은 11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청소년들이 신분증 위조를 비롯해 다양한 방법으로 자영업자를 속이고 술을 마시고 있다”며 “거기에 더해 해당 자영업자를 고발해 벌금·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경제적으로 고통받고 가정이 파괴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적극적 기망행위로 신분을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고려해 자영업자를 보호하도록 법 개정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선량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과 정책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