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직장 갖고 싶어” 발달장애인 청년의 외침

“평범한 직장 갖고 싶어” 발달장애인 청년의 외침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화요집회 70회차

기사승인 2024-02-13 15:55:34
13일 오전 11시20분 서울 여의도동 이룸센터 앞에서 열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화요집회 참가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예솔 기자

“발달장애인이기 전에 평범한 사람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평범한 직장을 갖고 살고 싶어요”


충북 충주시에서 올라온 발달장애인 청년 이송이씨는 마이크를 잡고 “결혼하고 싶은데 직장이 없다. 안정적인 직장 안에서 가족들과 추억을 만들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13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동 이룸센터 앞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화요집회가 열렸다. 70회차에 접어든 화요집회에는 서울지부, 경기지부, 충남지부 등에서 활동하는 부모들이 자리했다. 발달장애 자녀와 함께한 모습도 보였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50여명의 참가자는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이 적힌 파란색 조끼를 입고 한 시간 가량 집회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발달장애인을 위한 실질적 지원과 노동권 보장을 요구했다. 이들은 “발달장애인 노동권 보장하라”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힘차게 구호를 외치는가 하면, 발언자들의 이야기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충북 충주시에서 온 29살 발달장애인 임형주씨는 “내년에 독립할 계획”이라며 “발달장애인의 독립을 위해선 근로 지원과 임대아파트 사업 등의 다양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인의 노동권을 보장해 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임씨는 “발달장애인들이 혼자 자립할 수 있도록 활동 지원을 해 달라”고 말했다. 이씨도 “똑같은 시간 일하고, 똑같은 급여를 받길 원한다”며 “(발달장애인을) 차별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도 매한가지다. 부모들은 발달장애인 자녀들이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삶을 살아가길 바랐다. 이날 발언자로 나선 김희준 경기 남양주지부 회장은 “내 나이가 이제 60인데, 100세 시대라고 해도 걱정이 된다”며 “아이들이 독립해서 혼사 살 수 있는 기반을 지역에서 만들어 줘야 한다”고 입을 열었다. 김씨의 두 아들은 지적장애를 갖고 있다.

이어서 발언을 한 박재숙 회원은 “발달장애 아들이 최근 병역 면제 통지서를 받았다”며 “신청하지 않고도 발달장애인들이 필요한 서비스들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박씨가 아들의 병역 면제 통지서를 손에 들자, 자리한 다른 참가자들은 환호성을 터뜨리며 축하하기도 했다.

앞서 발생한 간병 살인 비극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됐다. 설날을 일주일 앞둔 지난 2일 오전 서울 연희동 한 빌라 창고에서 40대 남성과 10세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한 딸은 뇌병변 장애를 갖고 있었다.

김종옥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이사는 “하루하루 얼마나 삶이 치열한지 우리 모두 안다”며 “나쁜 선택 하지 않기로, 꼭 살기로 약속하자”고 말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지역사회 일원으로 살 수 있도록 투쟁하는 전국적인 장애인 부모 단체다. 매주 화요일 발달장애인 지역사회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하는 집회를 연다. 부모연대가 요구하는 ‘24시간 지원체계’는 주거·노동·주간 활동 지원 제도의 강화 및 확대 개편을 골자로 한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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