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간 이어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가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문턱을 넘으면서 최종 합병까지 미국의 승인만을 남겨놓게 됐다.
EU 집행위원회(이하 EU)는 13일(현지시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EU의 이번 결정은 시정조치안 이행을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이다.
화물 부문에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여객 부문에서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4개 중복 노선을 이관 받아 실제 운항을 개시하는 것이 조건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 분리매각을 위한 입찰과 매수자 선정 등 매각 직전까지의 조치를 마치면 매수자 적격성 등 EU의 추가 판단을 받게 된다.
항공업계는 대한항공이 늦어도 오는 10월 전까지 매각 준비를 마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화물사업 부문 인수 후보로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4곳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EU의 승인에 따라 이달부터 본격적인 매각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여객 사업의 경우 신규 진입 항공사로 지정된 티웨이항공이 올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인천발 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 유럽 4개 노선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들 노선은 EU가 양사 통합에 따른 경쟁 제한 우려를 제기한 노선이다.
대한항공은 추후 국토교통부에 4개 노선의 운수권 일부를 반납하고, 국토부가 이를 재분배하게 된다.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이전도 항공사 간 협의를 거쳐 진행한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미국 경쟁당국과의 협의에 주력, 조속한 시일 내에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완전히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승인으로 향후 마일리지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단 단기적으로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운용 방식에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양사가 통합되면 인적 시스템적 교류를 통해서 구체적인 부분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우기홍 사장님은 마일리지에 대해 “소비자가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안이니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합리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실질적 통합까지는 2년가량이 걸릴 전망이다. 이때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독립 운영되며, 이후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할 예정이다.
또한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3개 LCC의 통합 절차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