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지난해 최대 실적을 올리며 2년 연속 리딩뱅크 자리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우량 기업대출을 늘리면서 순이익을 늘려온 전략이 통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미반영된 상생비용 인식과 하락세인 순이자마진(NIM) 등 해결해야 하는 문제도 남아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12조321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2.4%(2927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중 하나은행은 전년 대비 12.3% 늘어난 3조4766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국민은행을 2151억원 차이로 따돌렸다. 2022년도에는 2위 신한은행을 508억원 차이로 제쳤는데, 1년 사이 2위와의 격차를 더 벌린 것이다.
하나은행이 리딩뱅크를 수성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은 기업대출 확장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기업대출에 주력하는 전략을 구사하며 기업대출 규모를 전년대비 약 12% 늘어난 17조2000억원을 일으켰다.
건전성이 뛰어난 대기업 대출 성장률이 31.5%에 이르는 등 기업여신으로 인해 하나은행 이자이익은 7조9174억원으로 전년대비 4.1% 성장할 수 있었다.
여기에 상생비용 대부분을 지난해 4분기에 반영한 다른 은행과 달리 일부 상생비용 인식 시기를 올해로 이연한 점도 리딩뱅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4대 시중은행이 분담한 상생금융 지원 금액은 국민은행 3721억원, 하나은행 3557억원, 신한은행 3067억원, 우리은행 1700억원 순이다.
하나은행은 상생금융 분담금 3557억원 중 56%인 약 2000억원만 비용으로 계상했다. 연말 희망퇴직 비용도 제외됐다.
비이자이익 부문도 크게 늘었다. 하나은행 매매평가이익은 943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4%나 급증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매매 거래에서 외환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최근 달러를 포함한 환율이 안정된 흐름을 보이며 평가액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올해의 경우 일회성 비용, 상생압박 등이 다소 줄 걸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나은행이 올해도 리딩뱅크 지위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다만 일회성 요인들을 지난해 대부분 반영한 타 은행과 달리 하나은행은 상생금융 비용을 이연해 비용이 지출될 것이라는 점과 희망퇴직 비용이 올해 인식될 것이라는 부분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부동산 PF 시장 개선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대손 비용이 꾸준히 생길 수 있어 비용 관리가 중요한 역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