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성남시), 일산(고양시), 중동(부천시), 평촌(안양시), 산본(군포시) 등 1기 신도시 지역의 ‘재건축 1호’ 타이틀 경쟁이 동의율 싸움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정부가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 따라 5월 수도권 1기 신도시 ‘선도지구’ 공모 일정에 돌입하는 가운데 주민 동의율을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꼽았다.
18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선도지구 공모 일정이 5월 시작된다. 당초 선도지구 공모는 6월로 예정돼 있었으나 당국에서 공모 일정을 앞당기기로 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4일 이와 관련해 “1기 신도시 선도지구 공모 일정을 앞당겨 5월에 착수하겠다”며 “국민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주택이 더 많이 공급되도록 속도를 내겠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선도지구는 1기 신도시 전체 정비예정구역 중 가장 먼저 재건축에 들어가는 일종의 시범단지다. 1기 신도시에서는 2026년까지 약 29만 가구가 재건축 대상(30년 이상)에 편입된다. 선도지구는 가장 빠르게 사업이 진행되며, 각종 인센티브가 주어질 예정이어서 선정되길 원하는 주민들이 많다. 특히 사업이 지연될 경우 언제 재건축이 진행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선도지구에 대한 주민들의 열망을 높이고 있다.
국토부는 기본적으로 선도지구 지정에 있어 △주민 참여도 △노후도 및 주민 불편 △도시 기능 향상 기여도 △주변 지역 파급효과(입지) 등을 보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기준은 5월 초께 공개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도가 높은 기준이 ‘주민 참여도’로 꼽힌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18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주민이 가장 많이 합의하는 단지가 선도지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기 신도시 지역 주민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미 동의율 70~80% 확보에 성공한 지역들도 나오고 있다. 분당 정자동 한솔 1~3단지와 정자일로단지 동의율이 80%를 넘어서고, 이매동 풍림·선경·효성 통합 재건축 단지와 구미동 까치마을 1·2단지·하얀 마을 5단지도 동의율 70%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주민들은 설명회 등을 개최하며 동의율 확보에 힘쓰고 있다.
국토부는 5월 1기 신도시 선도지구 공모가 시작되면 올해 하반기 지정을 완료하고, 대통령 임기 내에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아울러 1기 신도시 재정비에 따라 발생하는 대규모 이주 수요에 대비해 이주단지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통해 선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한편 1기 신도시 ‘선도지구’ 경쟁은 4월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잡기 중요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앞서 경기 성남 분당, 고양 일산, 군포 산본 등 1기 신도시에서 열린 주민설명회 및 간담회에서는 현직 국회의원은 물론 출마를 준비 중인 여야 예비후보들이 나서 명함을 돌리거나 사업 지지를 약속하는 모습들이 나왔다.
김은혜 국민의힘 성남분당을 예비후보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수도권 총선은 정치 대결이 아닌 양당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심판이 될 것’이라고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서울을 비롯한 5개 1기 신도시에서 촉발된 재건축 이슈는 수도권 2천만 표심을 좌지우지할 국민적 평가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