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차분”…의대 열풍, 학원가에도 일어날까

“아직은 차분”…의대 열풍, 학원가에도 일어날까

기사승인 2024-02-22 11:00:12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들이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리는 ‘대한전공의협의회 2024년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의대 입시 문의가 이어지는 등 학원가에도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일단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지만, 의대 증원 규모 확정 시 의대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학원가에 의대 입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교육 플랫폼 기업 이투스에듀 관계자는 “정부 발표 이후인 지난 7일부터 의대 입시반에 대해 묻는 전화가 평소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졸업생들에게 반수, 재수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라며 “졸업생 문의가 70%고 삼수생 이상 n수생이 20%, 기타 직장인 등이 10% 정도”라고 설명했다. 지난 7일 종로학원이 실시한 의대 입시설명회에는 3000명 이상이 접수했다.

학원가는 수요에 맞춰 의대 입시반을 늘리고 있다. 이투스에듀 직영 강남하이퍼학원은 전년 대비 정원을 10% 늘렸다. 종로학원은 최근 의대반을 신설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야간반 개설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는 정부 발표 이후 의대 문의가 평소 대비 늘긴 했으나 열풍으로 보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아직 의대 정원 계획이 확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크게 움직이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상위권 대학 재학생들의 경우 나도 갈 수 있을까라는 희망이 좀 생기긴 했다”라고 밝혔다. 김원중 강남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도 “정원 인원, 수도권‧비수도권 배정 등 확정 안 된 것들이 너무 많다. 생각보단 차분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의대 정원 확정 시 ‘의대 쏠림 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준비 문의가 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모집 정원과 대학별 규모가 발표된 이후 본격적인 의대 입시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지방에서 지역인재전형 등으로 의대 열풍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라며 “서울 유명 학원들도 지방에 학원을 내면 일부 강사들이 지방으로 내려가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미 서울 상위권 대학가는 의대 쏠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4학년도 서울대 자연 계열 정시모집에서 769명을 모집했으나 이 가운데 164명이 등록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합격자 21.3%가 미등록한 셈이다. 서울대 자연 계열 정시 합격자 미등록 인원은 지난해 88명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미등록률 역시 지난해 12.2%보다 10% 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서울대 자연 계열 미등록 인원이 늘어난 건 의대에 중복 합격한 인원들이 대거 이탈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의대 증원 계획을 기다리는 학원가와 달리 의대생과 전공의 등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의대생들은 동맹 휴학, 전공의들은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지난 20일 전국 40개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회는 SNS를 통해 “정부는 3000명이던 정원을 5000명으로 확대하고 의사를 날림으로 배출하려 한다”라며 “날림으로 양성된 의사로부터 피해를 입 미래 세대 환자와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동맹 휴학계 제출을 시작한다”라고 했다. 21일 교육부에 따르면, 20일 오후 6시 기준 총 27개 의대에서 7620명이 휴학을 신청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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