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4연승…신진서, 커제 격파 [바둑]

파죽지세 4연승…신진서, 커제 격파 [바둑]

신진서, 홀로 ‘6연승’ 해야 우승하는 상황에서 벌써 4연승 질주
일본 최강자 이야마 유타 이어 커제까지 가볍게 제압
22일 중국 랭킹 3위 딩하오, 23일 중국 1위 구쯔하오와 격돌
이창호 9단이 일군 ‘상하이 대첩’ 재현 여부에 관심 집중

기사승인 2024-02-21 18:24:14
신진서 9단이 중국 최강자 커제를 격파하고 기적과 같은 ‘6연승’ 싹쓸이 우승까지 단 2승만을 남겼다. 신 9단은 22일 딩하오, 23일 구쯔하오를 연거푸 상대한다. 사진=이영재 기자

세계 최강 기사로 전 세계 바둑계를 호령했던 이창호⋅이세돌 9단과는 결이 사뭇 다르다. ‘질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은 동일하지만, 지금까지 신진서 9단 만큼 상대를 압도적으로 이기는 기사는 없었다. 기적과도 같은 ‘6연승’ 싹쓸이 우승까지 이제 단 두 걸음만 남았다.

21일 중국 상하이에서 속행한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 제12국에서 신진서 9단은 중국 최강자 커제 9단에게 완승을 거뒀다. 결과는 257수 끝에 백으로 2집반을 남긴 승부였지만, 실상은 초반 우세를 확립한 이후 시종일관 압도적인 형세를 유지한 바둑이었다.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상하이 대첩’도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농심배는 한국과 중국, 일본 최강 기사들이 각 국을 대표해 기량을 겨루는 ‘바둑 삼국지’ 무대다. 각각 5명씩 출전하는 대회에서 한국은 신진서 9단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이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추풍낙엽처럼 중국에 쓸려나가면서 한⋅중⋅일 3국 중 가장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중국은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자 셰얼하오 9단을 비롯해 떠오르는 신진 기수 자오천위 9단, 중국 랭킹 1위 구쯔하오 9단, 2위 커제 9단, 3위 딩하오 9단 등 최강 멤버 전원이 생존한 상황이었다.

신 9단이 한국에 우승컵을 안기기 위해서는 중국 선수 5명 전원을 홀로 다 이기는 것은 물론, 일본 최강자 이야마 유타 9단까지 넘고 도합 6연승을 하는 길 밖에 없었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일이 ‘한국 바둑 수호신’ 신진서 9단에 의해 역사로 쓰여지고 있다.

신진서 9단(왼쪽)이 중국 커제 9단을 완파했다. 한국기원

이번 대회 4연승을 달린 신진서는 제22회 농심배부터 파죽의 14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이는 종전 최고 기록인 이창호 9단의 역대 최다 연승과 타이다.

현 시점에서 자타공인 세계 최강 기사인 신진서는 지난 3년 동안 홀로 한국 우승을 이끌었다. 22회 농심배에서 네 번째 주자로 나서 끝내기 5연승을 거둔 신진서는 23회 대회에서는 마지막 주자로 4연승을 내달리면서 역전 우승을 일궜다. 지난 24회 대회에선 최종국을 따내면서 한국에 우승컵을 안긴 바 있다.

국후 신진서 9단은 “첫날에는 피곤했는데 바둑을 계속 두면서 오히려 컨디션이 돌아왔다고 느끼고 있다. 처음부터 진다는 생각은 안 했기 때문에 욕심은 조금 나는데, 욕심을 내려놓고 매 판을 첫판이라고 생각하고 제 바둑을 두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22일 오후 3시에 이어지는 본선 13국은 신진서 9단과 중국 딩하오 9단 대결이다. 상대전적은 신 9단이 6승3패로 앞선다.

농심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는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우승상금은 5억원이며, 본선 3연승 시 1000만원의 연승상금(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원 추가 지급)이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 1분 초읽기 1분 1회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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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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