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이차전지에서 흑연을 대체할 차세대 음극재로 주목받는 실리콘 음극재 시장이 오는 2035년에 9조원대 가까운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3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리튬배터리 음극재 시장에서 실리콘 음극재 비중이 2030년 7%에 이어 2035년에는 10% 수준까지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2023년 6억달러(약 9000억원)에서 2025년 19억달러(약 2조5000억원), 2030년 43억달러(약 5조7000억원), 2035년에는 66억달러(약 8조8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리콘 음극재 사용량은 2030년 17만5000t, 2035년 28만5000t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실리콘 음극재 시장은 1만여t 수준으로 전체 음극재 시장(103만4000t)의 1% 정도다.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음극소재도 저가인 흑연이 강세를 보였다.
다만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고 급속 충전 성능을 향상시키려는 완성차업계와 배터리업계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실리콘 음극재 시장 경쟁도 올해부터 본격화하겠다고 SNE리서치는 진단했다.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 음극재 대비 에너지 밀도를 4~10배 높이면서 충전 시간은 대폭 줄일 수 있다.
국내에서는 SK, LG, 포스코, 롯데 등 배터리 사업에 진출한 주요 기업이 실리콘 음극재 소재를 개발해 조만간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유럽과 미국에서도 이와 관련한 스타트업이 늘고 있고, 기존 흑연 음극재 시장을 장악한 중국 기업들도 실리콘계 음극재 개발과 양산을 준비 중이다.
글로벌 음극재의 ㎏당 가격은 지난 2020년 천연흑연 6.4달러, 인조흑연 8달러, 실리콘계 70달러에서 2023년 천연흑연 5.8달러, 인조흑연 4.8달러, 실리콘계 50∼60달러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
실리콘계 음극재는 수요 확대와 생산성 개선으로 가격이 지속 하락해 2030년 ㎏당 27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SNE리서치는 전망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