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X’ 노래하더니…아이유 제친 ‘이 가수’ 반전 매력

‘나쁜X’ 노래하더니…아이유 제친 ‘이 가수’ 반전 매력

기사승인 2024-02-26 11:02:54
가수 비비. 필굿뮤직

올해 음원차트 깜짝 1위 첫 주인공은 가수 겸 배우 비비가 됐다. 지난 13일 공개한 신곡 ‘밤양갱’으로 멜론차트 90위에 들더니 보름여 만인 24일 아이유 등 인기가수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추억 속 간식이 된 밤 양갱을 등장시킨 노래가 MZ세대를 사로잡은 건 비비가 MBC ‘라디오스타’에서 신곡을 짧게 부른 후부터다. “내가 바란 건 하나야/ 딱 한 개뿐이야/ 달디단 밤양갱”으로 끝나는 노래에 MC들은 환호했고 음원 순위는 꿈틀댔다. 해당 장면만 잘라낸 영상은 X(옛 트위터)에서 120만 번 넘게 재생되는 등 입소문을 탔다. 이효리, (여자)아이들 소연 등도 이 노래를 따라 불렀다.

‘밤양갱’은 가수 장기하가 작사·작곡했다. 화려하지 않아도 진실한 사랑을 밤 양갱에 빗댔다. 장기하는 2018년 발표한 노래 ‘나란히 나란히’의 답가로 ‘밤양갱’을 썼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자동차, 헬리콥터, 심지어 우주선에까지 태워주려던 남자가 이별을 코앞에 두고서야 “나란히 나란히 걸을 걸 그랬어”라고 깨닫는 노래다.

‘밤양갱’ 차트 역주행 시발점이 된 MBC ‘라디오스타’. 해당 방송 캡처

장기하는 ‘나란히 나란히’의 화자와 이별하는 여자의 마음을 ‘밤양갱’에 적었다. “너는 바라는 게 너무나 많아”란 이별의 말 앞에서 여자는 ‘내가 바란 건 다디단 밤양갱 하나’란 속내를 삼킨다. 비비는 한 웹예능에서 “밤 양갱이 의미하는 것은 진짜 사랑이다. 어떤 것도 바라지 않는 소박하고 단순하고 가장 값진 사랑”이라고 설명했다.

‘밤양갱’은 비비가 낸 많지 않은 사랑 노래 중 하나다. 2019년 데뷔한 비비는 사랑보다 피가 더 잘 어울리는 가수였다. 그는 뮤직비디오에서 자신을 희롱한 깡패에 처절하게 복수하는 ‘조폭 마누라’(‘나쁜 X’)가 됐다가 자신을 도마에 올린 남자들을 검으로 벤 후 피 칠갑이 되기도 했다(‘가면무도회’). 노래 제목만 봐도 ‘조또’ ‘사장님 도박은 재미로 하셔야 합니다’ 등 과감하고 도발적이다.

비비는 여성 가수에겐 금단에 가까웠던 분노나 성적인 표현을 거침없이 쓰며 “완벽하지 않아서 빛나는 보석”(래퍼 타이거JK)이라거나 “내 머리 꼭대기 위에서 노는 것 같은 스타”(작사가 김이나)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작가이자 배우로서도 표현력이 뛰어나다. 뮤직비디오를 직접 기획하고 출연도 한다. 사실상 첫 주연작이었던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을 들고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도 밟았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비비는 감수성이 상당히 풍부한 아티스트로 음악뿐 아니라 다방면에 재능을 지녔다”며 “사랑, 분노 등 사람의 다양한 감정들을 솔직하고 가감 없이 표현하는 아티스트”라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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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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