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의 봄배구 노리는 정관장, 5연승 도전 [V리그]

7년 만의 봄배구 노리는 정관장, 5연승 도전 [V리그]

2월 5주차 V리그 관전 포인트 총 정리

기사승인 2024-02-26 14:16:14
정관장 박은진⋅염혜선⋅이소영. 한국배구연맹

V-리그 남자부, 여자부 모두 봄배구 전쟁이 치열하다. 마지막 봄배구행 열차에 오르려는 팀들은 물론 선두 다툼도 점입가경이다.

남자부, 여자부 모두 1⋅2위 팀 승점 차가 2점에 불과하다. 한 경기로도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오는 27일 한국도로공사-정관장 대결로 V리그 2월 5주차 경기가 시작된다. 주요 경기들 위주로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먼저 정관장은 7년 만의 봄배구를 향해 매서운 기세로 진격하고 있다. 현재 3위 정관장은 4위 GS칼텍스와 나란히 17승14패를 기록 중이다. 승점이 53점으로 앞선 정관장이 3위 자리를 꿰찼다. 4위 GS칼텍스와 승점 차는 5점이다.

정관장의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기세가 무섭다. 2라운드 6위, 3라운드 5위에 그쳤던 정관장이 4라운드 4승2패, 5라운드 5승1패의 성적을 거두며 4위에서 3위까지 올라섰다. 

직전 경기인 흥국생명과 6라운드 맞대결에서는 안방에서 세트 스코어 3-1 승리를 거두며 귀중한 승점 3점을 얻었다. 버티는 힘을 드러내며 위기를 극복했다. 아포짓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 아웃사이드 히터 이소영과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는 물론 미들블로커 박은진, 정호영도 든든하다. 세터 염혜선이 다양한 공격 루트를 선보이며 상대를 괴롭히고 있다. 

현재 리시브와 수비 부문에서는 3, 4위에 랭크돼있지만 7개 팀 중 공격종합, 세트는 1위를 달리고 있다. 막강한 공격력을 무기로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정관장은 2016-17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이후 7년 만의 봄배구 무대에 오르고자 한다. 동시에 준플레이오프 없이 봄배구에 진출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고희진 감독도 “매 경기 승점 3점을 딴다는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도로공사와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는 3승2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1, 2라운드 모두 패했지만, 3~5라운드에서 모두 이겼다. 

상대전에서도 정관장은 공격 균형을 이룬 모습이었다. 지아와 메가는 각각 31.42%, 29.93%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했고, 이소영도 16.56%의 공격 비중을 가져갔다.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의 공격 비중이 38.75%로 가장 높았고,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과 미들블로커 배유나가 각각 22.06%, 11.76%를 기록했다. 

더군다나 부키리치는 직전 경기인 페퍼저축은행에서 82회 공격을 시도하며 50.93%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부키리치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로공사와 선수들의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정관장의 맞대결에 시선이 집중된다.

GS칼텍스 선수단. 한국배구연맹

28일 현대건설-GS칼텍스

안정감이 필요한 현대건설과 득점력이 필요한 GS칼텍스가 만났다.  

현대건설은 힘겨운 5라운드를 보냈다.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이 어깨 부상으로 빠진 3경기 동안 리시브가 불안했다. 김주향, 정지윤, 고예림이 번갈아 가면서 코트를 밟았지만 위파위 공백을 지우지 못했다. 

흥국생명에 셧아웃으로 패했고, 한국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에 풀세트 접전 끝에 승점 2점을 따냈다. 매 시즌 좋은 시즌 초반을 이어가다 후반에 경기력이 꺾이면서 아쉬운 경험이 있는 현대건설이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도 “매번 똑같은 흐름으로 가기에 선수들도 불안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 고충을 잘 알고 있다. 위파위가 100% 컨디션으로 돌아오는 것이 현대건설이 원하는 최고의 시나리오다. 그렇지 못한다면 남은 아웃사이드 히터들이 공백을 지워야 한다. 

1위 다툼을 이어가던 흥국생명이 정관장에 패하며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현대건설은 다시 승점 차를 벌려야 한다. 한편 GS칼텍스는 3위 정관장과 승점을 좁혀야 한다. 

GS칼텍스는 직전 5위 IBK기업은행 경기에서 셧아웃으로 승리하며 4위 자리를 지키게 됐다.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와 함께 아웃사이드 히터에서 동시에 득점력이 나온 게 반가웠다. 실바가 28점을 올렸고 강소휘 12점, 새롭게 온 아시아쿼터 다린 핀수완(등록명 다린)이 9점을 쌓았다. 

3위 정관장(17승14패⋅승점 53)과는 승점 5점으로, 아직 봄배구 희망을 놓긴 이르다. 다시 한번 아웃사이드 히터에서 득점력이 터져야 한다. 이번 시즌 상대전적은 현대건설이 4승1패로 우세를 보이고 있다. 과연 마지막 맞대결에서 웃을 팀은 누가될까. 

OK금융그룹 레오가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강력한 공격을 펼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28일 우리카드-OK금융그룹

성공적인 첫걸음 내딛은 아르템이 ‘레오 고사’도 통과할 수 있을까.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고 무난한 첫 경기를 치른 아르템 수쉬코(등록명 아르템)가 또 한 번의 시험대에 오른다.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의 치열한 선두 경쟁은 결국 6라운드에서 끝을 보게 됐다.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의 부상이라는 대형 변수가 우리카드를 무너뜨릴 수도 있었지만, 잇세이 오타케(등록명 잇세이)와 송명근이 마테이의 빈자리를 함께 메우며 우리카드는 또 한 번의 고비를 극복했다. 

두 선수가 버티는 사이 마테이의 공백을 메워줄 새로운 외국인 선수가 등장했다. 바로 아르템이다.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아르템은 첫 경기였던 KB손해보험전에서 아웃사이드 히터로 선발 출전했고, 블로킹 2개‧서브 득점 2개 포함 17점을 올리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상대 팀에 에이스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가 없었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아르템의 리시브 능력과 전위 1:1 능력을 온전히 검증할 수 없는 경기기도 했다. 이번에 맞붙을 OK금융그룹에는 강력한 서브를 구사하는 207cm의 아웃사이드 히터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가 있다. 아르템이 레오를 상대로도 리시브와 사이드 1:1 능력을 살릴 수 있을지 지켜보면 재밌을 경기다. 

OK금융그룹은 홈에서 KB손해보험을 셧아웃으로 꺾고 기분 좋게 6라운드의 문을 열었다. 1세트에는 레오의 폭발적인 서브로, 2세트에는 곽명우의 날카로운 서브로 연속 득점을 터뜨리며 손쉽게 분위기를 가져온 것이 주된 승리 요인이었다. 시즌 도중 전진선과 트레이드돼 OK금융그룹 유니폼을 입은 박성진까지 코트에서 꽤 긴 시간을 소화하며 감각을 조율할 수 있었다. 

OK금융그룹은 이번 시즌 우리카드를 상대로 3승2패를 기록하며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공수 양면에서의 지표가 모두 좋았고, 특히 이번 경기가 열리는 장충체육관 원정에서는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그러나 아르템이 들어온 우리카드와는 처음 붙어보는 경기기 때문에, 좋았던 흐름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과연 아르템은 ‘레오 고사’를 성공적으로 통과할 수 있을까. 또 OK금융그룹은 우리카드전의 좋았던 흐름을 여전히 유지할 수 있을까. 우리카드의 팀 구성과 전략 자체가 재정비된 만큼, 서로를 알 만큼 알게 된 6라운드임에도 새로운 포인트들을 많이 짚어볼 수 있는 흥미로운 경기다.

대한항공 정지석. 한국배구연맹
 
3월1일 현대캐피탈-대한항공

유관순체육관에서 펼쳐지는 ‘삼일절 매치’, 현대캐피탈-대한항공 전은 2023-24시즌 V-리그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이다.

현대캐피탈이 대한항공을 안방으로 불러들였다. 현대캐피탈은 V-리그가 출범한 2005년부터 홈경기장으로 천안 유관순체육관을 이용 중이다. 이곳은 유관순 열사를 기념해 2001년에 개장한 체육관이다. 

그동안 3월1일에 열린 현대캐피탈 홈경기는 총 6경기였다. 현대캐피탈은 6경기에서 3승3패를 기록했다. 

2006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전 3-0 승리 이후 2009년, 2010년, 2011년 연속으로 삼성화재를 만나 모두 패했다. 2017년과 2019년에는 OK저축은행(현 OK금융그룹)을 만나 승수를 쌓은 바 있다. 

5년 만에 다시 현대캐피탈이 홈에서 삼일절 매치를 펼치게 됐다. 상대는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는 대한항공이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는 대한항공이 4승1패로 앞서고 있다. 하지만 5라운드 경기에서는 현대캐피탈이 풀세트 접전 끝에 웃었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공격효율 32.17%를 기록한 반면 대한항공은 18.94%에 그쳤다. 

공교롭게도 현대캐피탈전 패배 이후 대한항공은 6연승 신바람을 냈다. 현재 20승11패(승점 61)로 한 경기 덜 치른 우리카드와 승점 차는 2점이다. 27일 한국전력과 홈경기를 치른 뒤 현대캐피탈 원정길에 오른다. 

현대캐피탈도 봄배구 희망을 안고 뛰고 있다. 5라운드를 4승2패로 마친 뒤 4위 한국전력과 6라운드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4승17패(승점 44)가 됐다. 현대캐피탈은 6위에 위치하고 있지만, 3위 OK금융그룹(17승14패, 승점 50)과 승점 차는 6점에 불과하다. 

3⋅4위 팀 승점 차가 3점 이하일 경우 단판으로 펼쳐지는 준플레이오프가 열린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팀인 현대캐피탈 역시 ‘천안의 봄’을 위해 코트 위에 오른다.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흥국생명. 한국배구연맹

3월1일 흥국생명-한국도로공사

끝나지 않은 선두 싸움에서 흥국생명이 정관장전 패배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흥국생명은 V-리그 정규리그 마지막 6라운드 첫 경기부터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3위 정관장에 발목이 잡히면서 7연승이 가로막혔다. 정관장에서는 4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반면 흥국생명은 김연경(30점), 윌로우 존슨(23점), 레이나 토코쿠(11점)가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윌로우와 레이나의 공격 효율은 각각 22.81%, 12.2%에 그쳤다. 정관장의 레이나 견제가 통했다. 범실도 속출했다. 총 24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세트당 6점을 범실로 내준 셈이다. 

경기 후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공격수가 잘 때릴 수 있는 볼 세팅이 부족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흥국생명의 6라운드 두 번째 상대는 6위 한국도로공사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는 흥국생명이 4승1패로 우세하다. 

한국도로공사가 상대전에서 블로킹, 서브, 리시브에서는 우위를 점했다. 특히 리시브 효율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45.96%를 기록하며, 상대 32.05%보다 확실한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흥국생명이 화력 싸움에서 웃었다. 41.65%의 공격 성공률로, 상대 33.77%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흥국생명이 한국도로공사를 만나 연패를 막고 분위기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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