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는 잠재적 당권 경쟁자를 숙청 중이다. 이재명 대표 이름 넣어서 ‘재명당’으로 바꿔야 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친문·비명계 공천 학살’을 겪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을 이같이 저격했다.
최근 민주당의 공천 갈등은 최고조에 치닫고 있다. ‘친문’ 상징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이어 친문 좌장 격인 홍영표 의원마저 공천 배제(컷오프)되면서다. 5선의 안민석·변재일 의원, 재선 기동민 의원도 역시 컷오프 통보를 받았다.
당 안팎에선 ‘이재명 사당화’가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불만이 포착된다. 현역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상민 의원을 시작으로, 비명계 모임 ‘원칙과상식’을 함께 한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민주당을 떠났다. 이후 김영주 국회부의장, 이수진 의원, 박영순 의원도 공천 결과에 반발하며 탈당했다. 지난 28일엔 설훈 의원과 이상헌 의원이 탈당했다.
한 위원장은 29일 여의도 당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이재명 대표의 컷오프(공천배제)는 잠재적 당권 경쟁자를 숙청하는 것”이라며 “‘이 대표는 자신의 당권을 이용해 잠재적 경쟁자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무리하게 찍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도 “이 대표가 보기에도 거짓말이나 거친 언행 등 모든 면에서 자기의 진짜 경쟁자는 안 의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역시 경쟁자를 쳐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와 측근 의원들이 ‘단수공천 받으면 친명(친이재명), 경선이면 비명’이라며 웃는 모습의 동영상을 봤다면서 “(이 대표 앞에서) 시시덕거리고, 아첨하는 사람 말고는 다 찍어누르겠다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저게 무슨 민주당인가. 순도 100% 이재명 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조국 신당’에서 조국 이름 넣겠다고 고집하듯 이재명 대표 이름 넣어서 ‘재명당’으로 바꿔야 한다”고 정조준했다.
또 전날 ‘이재명은 손흥민’이라고 한 친명계 정청래 최고위원을 겨냥해 “아첨의 신구 대결”이라며 “지금 떠오르는 분들의 이상한 아첨의 장을 보고, ‘나도 밀리면 안 되겠다’ 생각한 것 아닐까. 국민들은 한심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