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블록체인 시장은 등장 초기엔 큰 관심을 받았으나 최근에는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위메이드는 오히려 블록체인 게임 공략에 집중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블록체인과 게임을 융합하는 분야에서 위메이드가 선두주자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5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올해 두 달 새에만 15개 게임사와 온보딩 계약을 체결했다. 게임 장르와 개발사 국적도 다양하다. 아랍에미리트 게임사인 리트미 게임즈 리듬게임 ‘리트미’, 에스토니아 개발사 게릴라즈 오픈 월드 MMORPG ‘월드 오브 더 어비스’ 등이 위메이드와 온보딩 계약을 체결한 대표적인 게임들이다.
위메이드는 지난 28일 블록체인 게임인 배드매드 로봇을 위믹스 플레이에 온보딩했고, 29일에는 웹3 스포츠 에이전시 전문 기업인 캐피털 블록과 위믹스 온보딩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연일 성과를 공개하고 있는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부문 선두 주자로서 입지를 굳건히 다지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달 컨퍼런스 콜에서 “블록체인 게임에 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뀐 게 지난 2년의 모습이었지만,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 출시 이후엔 그 인식이 변화할 거라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이어 장 대표는 “나이트 크로우가 전체 블록체인 게임 확대와 포지셔닝에 큰 기여를 할 거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3월12일 블록체인 게임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이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중동⋅북아프리카 사업 확장 거점 ‘위믹스 메나’ 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위메이드 블록체인 부문 공략을 응원하는 분위기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위메이드는 가장 적극적으로 블록체인 게임 관련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위메이드가 글로벌 시장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다면 블록체인 게임 시장 전반 파이를 키우고 다른 게임사들에도 좋은 선례가 되는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반면, 블록체인에 주력하는 위메이드와 달리 블록체인과 게임 융합 시장은 지난해부터 열기가 식고 있다. 빅 블록체인 게임 리스트(Big Blockchain Game List)가 지난 1월1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1322개 블록체인 게임 중 지난해에만 31% 게임이 서비스를 중단했다.
국내 게임사 블록체인 진출 역시 주춤한 상황이다. 엔씨소프트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11월 컨퍼런스 콜에서 안정성과 범용성에 관해 이야기하며 융합을 고민할 시점이 아직은 아니라고 단언했다. 지난 2월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도 블록체인 관련한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
관건은 신뢰 확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위메이드 가상화폐인 위믹스는 유통량 계획과 실제 유통량 차이 등이 문제가 되면서 국내 디지털 자산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되는 고난을 겪기도 했다. 위믹스는 지난해 12월 재상장했다.
안정성 역시 중요하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위메이드가 블록 민팅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으나, 가상화폐 특징상 고정된 가치가 없어 변동이 크고 손실 보전 울타리도 없다는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인 시장은 기대되는 분야인 동시에 위험도 크기 때문에 블록체인 전문회사가 아니라면 코인 시장 흐름과 별개로 가야 한다”면서 “본질인 게임 재미 확보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자체 경쟁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이승훈 안양대 게임컨텐츠학과 교수도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변동성이 큰 가상화폐에서는 하한선도, 상한선도 없다”고 지적하면서 “위메이드 역시 초기에 경험 부족이나 관리 이슈 등으로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위메이드는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 등 성과가 기대되는 게임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시행착오 겪은 부분을 보완해 올해는 좀 더 가능성이나 성과를 보여줄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