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게임’ 옛말…MMO 위기 타개할 묘수 있을까

‘국민 게임’ 옛말…MMO 위기 타개할 묘수 있을까

지난해 MAU 100위에 MMORPG 5개뿐
세계관 아쉬움·과금 구조 탓 발길 돌려
‘MMORPG 2.0’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

기사승인 2024-03-06 11:00:07
게티이미지뱅크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이하 MMORPG) 위기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올해 신작 출시 라인업에서도 MMORPG가 빠지지 않고 포진된 가운데 ‘MMORPG 2.0’이 필요한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효자 장르였던 MMORPG 전성기가 끝나가고 있다. ‘국민 게임’으로 등극한 넥슨 ‘바람의나라’, ‘마비노기’, 엔씨소프트 ‘리니지’와 같은 게임을 최근 찾아보기 어려워진 것이 이를 방증한다.

지난해 기대를 모으며 출시한 MMORPG 신작 대다수는 1년도 채 버티지 못하고 매출 순위 10위 아래로 떨어졌다. 이용자 숫자도 줄어드는 추세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지난해 12월18일 발표한 게임 부문 2023년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지표를 살펴보면, 100위권 내 MMORPG는 5개에 불과했다.

MMORPG 부진 원인으로 무리한 과금을 유도하는 구조가 주요하게 꼽힌다. 돈을 들인 만큼 성장과 승리가 수월해지는데, 이를 반대로 뒤집으면 이른바 ‘현질(현금을 내고 게임 아이템 등을 사는 일)’을 하지 않고는 성장이 어렵고 승리가 요원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게임 내 재미를 얻기 위해 현실 재화가 필수인 셈이다.

A(30)씨는 “캐릭터를 키우는 데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 게임을 즐기기에 부담된다”면서 “과금하지 않으려 해도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게 심하고 게임 완성도도 아쉬운 측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이용자를 유인하기 어려운 실정인데, 업계 관계자 역시 “리니지부터 이어진 비지니스 모델(BM)에 이용자 피로도가 높아졌다”고 짚으며 “MMORPG 장르를 좋아하는 유저가 없는 건 아니지만, 게임에 대한 평이 나빠지면서 기업 위기로 확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리니지 20주년 스페셜 영상 ‘당신의 첫 번째 MMORPG’ 캡쳐

전투 승리 시에 느낄 수 있는 재미에만 집중하다보니 세계관 등 게임을 이끌어가는 힘이 부족하다는 비판에도 직면했다. 탄탄한 이야기 구성은 이용자 몰입도를 높이는 핵심이다. 엔씨소프트 ‘리니지’, 스마일게이트 ‘로스트 아크’와 같은 국민 MMORPG에서도 가장 강점으로 꼽히는 부분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MMORPG에 매력을 더하는 게 세계관”이라며 “영화처럼 캐릭터가 위기를 이겨내고 성장하는 데서 오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모바일로 플랫폼이 옮겨간 이후에는 단순함, 편리함이 중시되면서 천편일률적인 스토리가 주를 이룬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성장’과 ‘전투’라는 특성은 유지하되, 이전과 다른 새로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른 변화 움직임도 감지된다. 출시 예정이거나 최근 출시한 작품들은 과금 구조와 세계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글로벌 출시한 카카오게임즈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는 높은 등급 아이템을 현질 없이 ‘봉인’ 시스템으로 얻는 등 무⋅소과금으로도 즐길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놨다. 롬은 출시 약 일주일 만에 한국과 대만서 구글 플레이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캐릭터 성장 즐거움을 높여줄 세계관 확충에 힘쓰는 게임도 늘어나는 추세다. 흥행한 지적재산권(IP) 기반으로 신작 게임을 출시해 이용자들이 게임 내 세계관에 대해 빠르게 이해하고, 캐릭터에 쉽게 몰입하도록 돕는 방법도 활용된다. 넷마블에서 출시 예정인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위메이드 ‘레전드 오브 이미르’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관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 대두될 듯하다”며 “게임 안팎으로 이용자들이 즐기고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모바일 플랫폼보다 PC로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을 만들기 쉽다”면서 “최근 몇 년간 초강세를 보였던 모바일 일변도에서 벗어나 PC⋅콘솔 등 멀티 플랫폼 게임 출시가 더 많아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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