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시 읍면동사무소가 비상계단에 적치물을 가득 쌓아놔 화재발생 시 인명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찾은 소흘읍사무소 내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이어진 비상계단에는 화장지, 기름, 면장갑, 마스크 등 불에 타기 쉬운 적치물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이 때문에 성인 혼자서도 오르내리기 버거워 보였다.
같은 날 찾은 선단동사무소 비상계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화장지, 철제사다리, 면장갑, 우비 등이 쌓여 있었다. 이 곳 옥상 비상구에는 나무의자가 가득 쌓여 있고, 문은 잠겨 화재 시 비상용도로 사용하기에는 위험해 보였다.
주민 이모씨는 "관공서가 모범을 보이진 못할망정 장소가 부족하단 핑계로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비상계단 불법 적치물은 화재를 대형 인명피해로 키울 수 있는 위험천만한 불법행위다. 그러나 일부 읍면동사무소는 안전불감증 자체였다.
실제 지난 2017년 29명의 사망자를 낸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사우나 비상구가 물품보관대에 막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옷을 갈아입다 늦은 상황에 적치물로 대피로마저 막히면서 제때 탈출하지 못했다.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계단, 복도 및 비상구 등 피난시설을 폐쇄 훼손하거나 그 주위에 물건이나 장애물을 적치해 피난소방 활동에 지장을 준다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시정명령에 따르지 않을 경우 책임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읍사무소 관계자는 "(복지물품)이 계속 들어오고 나가는 상황이며 다음주 정도에 대부분 분출할 계획"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포천=윤형기 기자 moolga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