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오는 15일 의원총회를 열고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로 이적하는 비례대표 8인에 대한 제명 절차를 진행한다. 국민의힘이 이 같은 결정을 한 이유는 총선 순번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192조 4항은 비례대표국회의원과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이 소속 정당의 합산과 해산, 제명외의 사유로 당적을 이탈하거나 변경하는 경우 퇴직된다고 규정했다. 당 차원에서 제명을 의결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지 않고 이적할 수 있다.
또 비례대표 8인을 지정한 것도 정치적 계산이 숨어있다. 원내 3당인 정의당 의석수 6석을 넘겨 총선 정당투표용지 4번을 차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뿐만 아니라 현역 의원 수에 비례해 ‘국고보조금’을 추가로 받을 전망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 더불어시민당은 34억2900만원, 미래한국당은 86억2900만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민의왜곡’ 문제가 발생했다. 더불어민주연합에서 의석을 받은 정당이 통상 정당지지도로는 1석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189조에 따르면 비례대표 의석 배분은 유효투표 수의 3%이상을 득표하거나 지역구 국회의원선거에서 5석 이상을 차지한 정당에게 의석을 배분한다고 규정했다.
스트레이트 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조원씨엔아이에 지난 9~11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정당지지도’를 질문하자 국민의힘 39.0%로 더불어민주당 38.5%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제 3지대는 조국혁신당 8.2%, 개혁신당 3.0%, 새로운미래 1.9%, 녹색정의당 1.4%로 집계됐다. 뒤이어 기타 1.8%, 없음 5.4%, 잘 모름 0.8%로 나타났다.
기타를 고려해도 통상적인 정당지지도로는 1석을 얻기 어려운 셈이다. 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한 정당은 진보당과 연합정치시민사회, 새진보연합 등이 있다. 비례대표 후보 30명 중 진보당·새진보연합이 각각 3석, 연합정치시민사회는 국민후보 공모와 심사로 4명을 추천한다.
전문가들은 거대양당이 다른 방식으로 꼼수를 사용했다고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방법은 다르지만 결국 기득권 지키기에 몰두했다는 지적이다.
최 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연동형 비례제가 제3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제도였지만 유명무실해졌다. 제도권에서 이를 소화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거대양당이 기득권에 도움이 되면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으면 버린다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양당 모두 꼼수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여당은 꼼수 제명을 사용하고 야당은 말도 안 되는 후보를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편법에 편법이 더해지는 상황이다. 편법의 기술도 발전하고 있지만 국민 정서는 멀어지고 있다”며 “거대양당의 이런 방향을 유권자가 심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행 선거법에 관련된 부분은 기득권의 손에 있다. 스스로 자정할 능력이 없다면 국민의 표심으로 응징할 필요가 있다”며 “바람직하지 않은 행태”라고 질타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ARS 조사했다. 응답률은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2.2%p다. 표본 추출은 유무선 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통계보정은 2024년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데이터리서치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