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 깼다…‘훈수’ 두고 ‘쿼터제 릴레이’, 바둑리그 대변신

금기 깼다…‘훈수’ 두고 ‘쿼터제 릴레이’, 바둑리그 대변신

KB국민은행 챌린지리그, 춘천 투어로 본격 개막
‘국내 프로무대 최초 도입’ 쿼터제 릴레이 대국 호평
춘천 어린이 바둑대회와 함께 열려 지역 주민 관심↑

기사승인 2024-03-18 11:22:40
바둑 국가대표 청소년 팀(왼쪽)과 명지대학교 바둑학과 경기에서 국가대표가 승리했다. 이 대국은 ‘쿼터제 릴레이’로 진행돼 큰 관심을 모았다. 한국기원

“금기를 깨서라도 바둑의 인기를 높이겠다”는 기치를 올리고 야심차게 개막한 2024 KB국민은행 챌린지 바둑리그가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개막전은 ‘봄의 도시’ 춘천에서 열렸다.

17일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봄내실내체육관에서 2024 KB국민은행 챌린지 바둑리그 개막식과 1⋅2라운드 경기가 진행됐다.

개막식에는 육동한 춘천시장을 비롯해 한국기원 박정채⋅최채우 이사, 양재호 사무총장, 한종진 프로기사협회장과 16개 팀 선수단 및 관계자, 어린이바둑대회 참가선수⋅학부모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환영사를 한 육동한 춘천시장은 “교육과 첨단 지식산업을 지향하는 춘천과 바둑의 이념이 맞닿아 있다고 생각해 이번 대회를 춘천에서 개최하게 됐다”면서 “챌린지리그를 통해 바둑 붐업이 일어나고 춘천에서도 바둑 저변이 확대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챌린지 바둑리그 1⋅2라운드는 4쿼터 릴레이 단체전으로 진행돼 화제를 모았다. 쿼터제 릴레이 단체전은 한 대국을 4쿼터로 나눠 각 쿼터별로 다른 선수가 교대 출전, 한판의 대국을 여러 선수가 함께 치르는 방식이다.

퀸즈 바둑(왼쪽)과 경북 바둑협회(승) 경기가 끝난 이후 복기를 나누는 모습. 한국기원

국내프로무대에서 처음 시도된 릴레이 단체전은 참가 선수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쿼터제 릴레이 단체전은 ‘훈수’를 공식적으로 할 수 있는 작전타임제도 등을 도입해 재미를 더했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바둑과 관련된 ‘금기’를 깨는 것이 핵심”이라며 “쿼터제 릴레이 방식으로 여러 명이 한 판의 대국을 나눠서 두는 방식은 물론이고, 작전타임 제도 또한 어떻게 보면 ‘훈수’에 해당하는 금기인데 모두 국내 프로 대회에서 처음 시도됐다”고 설명했다.

금기를 깨는 시도를 마다하지 않은 것에 대해 “바둑의 인기를 회복하기 위해 뭐든지 한다는 의지 표현”이라고 강조한 이 관계자는 “이번 춘천 투어처럼 스튜디오를 벗어나 지방에서 바둑리그를 펼칠 때 어린이 대회를 함께 진행해서, 팬과 프로기사의 접점을 늘리는 것은 물론 바둑 꿈나무들이 우상들의 경기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국내 프로 바둑 역사상 처음 시도된 쿼터제 릴레이 단체전 대국 방식은 다음과 같다. 총 4쿼터(1쿼터 15분, 2쿼터 20분, 3쿼터 20분, 4쿼터 ~종료) 시간제로 나눠 진행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며 각 팀은 경기당 1회 작전타임을 요청할 수 있다.

작전타임 시간은 1분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선수들은 눈썹이 휘날리도록 검토실로 뛰어가 감독의 지시를 받아야 한다. 실제로 작전타임이 선언된 순간에는 여느 스포츠 못지 않은 장면들이 연출됐다. 작전타임은 감독은 물론 대국을 진행하고 있는 선수가 스스로 사용할 수도 있다. 작전타임 시간 1분이 지나면 대국을 잠시 멈췄던 일시정지를 해제하고 경기를 속개한다.

쿼터 교체 시간은 30초다. 쿼터 종료 후 다음 쿼터 선수가 바로 착석해 대국을 이어간다. 이때도 마찬가지로 쿼터 교체 시간 30초가 지나면 일시정지를 해제하고 경기를 속개한다. 경기당 출전 선수는 최소 3명에서 최대 4명이다. 쿼터별 선수는 중복 출전을 허용하지만, 연속 출전은 불가하다. 예컨대, 1쿼터에 등장했던 선수가 3쿼터 혹은 4쿼터로는 나올 수 있지만, 2쿼터에 연속 대국을 할 수 없다.

KB국민은행과 국민체육진흥공단,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는 2024 KB국민은행 챌린지 바둑리그의 우승 상금은 5000만원이며, 준우승 3500만원이다. 제한시간은 시간누적 방식으로 각자 10분에 추가시간 20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