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살 사망자 수가 1년 전보다 다소 감소했으나 10대와 40대의 자살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소년 정신건강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생명존중시민사회는 국내외 통계자료를 분석해 ‘2024년 자살대책 팩스시트’를 19일 발표했다. 지난해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자살 사망자 수는 1만2906명으로 하루 평균 35.4명, 인구 10만 명당 자살 사망자 수는 25.2명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3.2%(446명) 줄어든 수준이다. 정점을 기록했던 지난 2011년 1만5906명과 비교하면 18.9% 감소했다.
전체 자살 사망자 수는 감소했지만, 10대·40대의 자살률은 늘었다. 통계청의 2022년 사망원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40대 자살자 수는 지난 2021년 28.2명에서 2022년 28.9명으로 늘었다. 인구 10만 명당 10대 자살자 수는 2021년 7.1명에서 2022년 7.2명으로 늘었다. 다른 연령대는 소폭 감소했다.
특히 청소년 정신건강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만1850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뤄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청소년 자살 시도율은 2.6%에 달한다. 중학생(3.0%)보다 고등학생(2.3%), 남학생(2.0%)보다 여학생(3.4%)의 자살 시도율이 높았다. 청소년의 자살 시도율은 지난 2018년 3.1%, 2019년 3.0%, 2020년 2.0%로 낮아지다가 2021년 2.2%로 반등한 이후 계속 오름세다.
슬픔과 절망감에 일상생활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었다.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의 제18차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청소년 4명 중 1명(28.7%)은 지난 12개월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에 비해 1.9% 늘어난 수준이다.
단체는 “청소년 정신건강을 대표하는 스트레스 인지율, 우울감 경험률, 자살 생각률, 자살 계획률, 자살 시도율 등 모든 지표가 악화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임삼진 생명존중시민회의 상임이사는 “자살률이 약간 감소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수년 동안 옆걸음 양상이어서 안타깝다”며 “자살률을 크게 낮출 수 있도록 자살대책기본법을 제정하고 대통령실이나 총리실에 자살 대책을 총괄하는 상설조직이 가동돼야 한다. 국회와 정부가 행동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