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깽판’·‘무식한 양반’ 여야 네거티브 시동…“유권자 눈 가려”

‘깽판’·‘무식한 양반’ 여야 네거티브 시동…“유권자 눈 가려”

‘총선모드’ 돌입하자 여야 당대표 고수위 발언
네거티브 공방전 본격화…‘고소·고발전’ 번지기도
전문가 “네거티브 중도층 표심 잡는 가장 쉬운 방법”

기사승인 2024-03-26 18:50:27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임형택 기자

4·10 총선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당대표의 입이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기간은 오는 28일부터지만 사실상 ‘총선 모드’에 들어가며 네거티브전이 서서히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선거 유세에 나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 수위가 점차 세지고 있다.

이날 강동을 길동시장을 찾아 유세에 나선 이 대표는 “윤 정권 2년처럼 단기간에 나라 망친 것은 처음 봤다”며 직격했다. 이 대표는 24일에도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제안하면서 정부 여당을 향해 “무식한 양반들아”라고 날 선 발언을 이어갔다.

한 위원장도 지난 24일 “민주당의 모든 정책은 ‘정부를 끝장내자’, ‘깽판 치자’는 말밖에 없다”고 거친 말을 쏟아냈다. 이 밖에도 이 대표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범죄 피의자’, ‘범법자’ 등으로 지칭하는 등 수위를 높여 말했다. 

양당 대표가 고수위 발언으로 시동 건 네거티브전은 ‘고소·고발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25일 대검찰청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 대표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비례정당 후보 지지발언을 하고 기자회견을 빙자해 선거 유세에 마이크를 사용했다는 이유에서다. 공직선거법 59조 4항에 따르면 공식 선거운동이 아닌 기간에 확성장치 사용을 통한 선거운동을 금지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마이크 사용으로 고발당했다. 녹색정의당은 같은 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한 위원장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최근 한 위원장이 윤재옥 원내대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마이크를 사용해 발언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총선이 다가올수록 네거티브 양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유권자에게 미칠 부작용을 우려했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26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네거티브는 중도층의 표심을 가져오기 가장 빠르고 쉬운 수단이다. 선거를 앞두고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정치권에서 각 당이 잘한 것을 어필하고 설득시키기에는 굉장히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반대로 상대에게 부정적 프레임을 씌우게 되면 설득이 간단명료해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네거티브가 유권자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게 막는다고 주장했다. 박 평론가는 “네거티브의 기본은 진의 왜곡”이라며 “보통 부정적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앞 뒷말을 다 잘라내지 않나. 결국 국민들을 심사숙고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아가 문제의 본질은 손대지 못하게 함으로써 사회가 발전하는 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며 ”극단의 정치를 재생산하게 되는 셈“고 우려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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