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JB금융지주 이사회에 2명의 이사를 진입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금융회사에 주주제안 이사가 포함된 건 국내 최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28일 오전 전북 전주시 JB금융지주 본점에서 진행된 JB금융지주 제1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 제안한 김기석 후보가 표 대결에서 1위, 주주 추천된 이희승 후보가 2위로 이사회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명상 후보와 김우진 후보 2인이 추가로 JB금융 사외이사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금융사에 주주 제안 이사가 들어간 건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김기석 신규 사외이사는 선임 직후 “주주분들의 신뢰에 힘입어 선임이 가능했다”며 “JB금융지주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도 얼라인의 주주제안에 따라 JB금융지주 측이 추천을 받아들인 후보다.
다만 얼라인과 JB금융 간 첫 번째 표 대결로 꼽혔던 비상임이사 증원은 부결됐다. 앞서 얼라인은 JB금융의 비상임이사 자리를 증원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그간 JB금융과 얼라인은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얼라인은 JB금융 지분 14.04%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번 주총을 앞두고 얼라인은 JB금융의 거버넌스를 지적하며 지난달 이사회 구성원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JB금융은 얼라인의 주주제안을 통한 다수 이사진의 교체 시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얼라인이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 안건을 관철시킬 수 있었던 것은 집중투표제 도입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집중투표제는 주총에서 이사진을 선임할 때 주당 1표씩 의결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선임되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집중투표제를 통해 이번에 JB금융이 선임해야 하는 사외이사 수가 6명이라면 주주는 총 6표를 행사할 수 있고 6표를 특정 1명에게 집중 투표하는 것이 가능하다. 얼라인 측의 전략적 투표를 통해 김기석 사외이사는 최다득표에 성공하며 이사진 입성에 성공했다.
한편 JB금융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비상임이사 증원 여부 △이사 선임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의안이 상정됐다.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은 원안대로 가결됐으며, 현금 배당은 주당 735원으로 가결됐다.
김기홍 회장은 주총을 마치며 “얼라인의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했고 그 후보가 사외이사로 선임이 됐다”며 “그간 대외적으로 주주간에 이견이 있는 것처럼 표출됐지만 기본적인 방향성에 대해선 주주들 사이에 이견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