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영업이익 7000억 역대급 실적…독일 모기업 4000억 배당

배민, 영업이익 7000억 역대급 실적…독일 모기업 4000억 배당

기사승인 2024-03-29 18:29:49
이국환 우아한형제들 대표. 우아한형제들

음식배달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70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려 2년 연속 대규모 흑자를 냈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은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이 3조4155억원으로 전년(2조9471억원)보다 15.9% 증가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998억원으로 전년(4241억원) 대비 65% 늘었다. 순이익은 5062억원으로 83.5%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배달 음식 시장이 역성장한 가운데 올린 실적이라는 평가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실적은 전년보다 좋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약 7000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은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다. 이커머스 1위업체 쿠팡의 지난해 영업이익(6174억원)을 훨씬 웃도는 실적이다.

우아한형제들은 2020년 매출 2조88억원을 올렸으나 75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하지만 2022년 3월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1’을 중개수수료 6.8%의 정률제로 개편하고 배달비를 1000원 인상한 이후 4000억원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배민은 정률제 수수료 기반 서비스인 알뜰배달, 한집배달 등을 확대하고 있다.

음식배달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배민 실적이 대폭 개선되며 독일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는 투자 회수에 나섰다. DH는 배민 인수 이후 처음으로 4000억원 넘는 배당금을 가져갔다.

2020년 4조7500억원을 투자해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음식배달 플랫폼 기업 DH는 지난해 처음 4127억원의 배당을 한 사실이 이날 공개됐다. 배당성향은 81.5% 수준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2020년과 2021년에 영업손실을 내고 2022년 실적 개선에 성공해 첫 배당을 실시했고 2022년 실적 기준으로 이사회에서 결정한 것”이라며 “수년 새 고금리로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투자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런 환경이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배민 입점 식당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2만개로 1년 전보다 2만개 늘었다. 주문 중개부터 배달까지 배달앱이 책임지는 자체배달 시장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배민이 지난해 4월 도입한 알뜰배달(여러 집에 동시에 배달하는 서비스)이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민B마트 사업도 적자를 대폭 줄였다. 배민B마트 등 퀵커머스 사업이 포함된 상품 매출은 6880억원으로 전년(5122억원) 대비 34% 증가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서울, 경기, 부산, 대구, 울산, 대전, 천안 등에 배민B마트 도심형 유통센터를 70여개 운영하고 있으며 상품 종류는 1만여개다.

배민배달, 가게배달 등 음식배달 사업이 포함된 서비스 매출은 2조7187억원으로 전년(2조4233억원)보다 12.2%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상품 매출 증가율은 3배에 가깝다.

업계에서는 퀵커머스 등 신규 사업의 성패가 성장성 확보에 관건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배민 매출 증가율은 코로나19 유행 후 2020년 94.5%, 2021년 82.7%를 기록했다가 2022년 46.7%, 지난해 15.9%로 낮아졌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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