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줄 모르는 유가상승...정유업계 반등 기대 속 난색

멈출 줄 모르는 유가상승...정유업계 반등 기대 속 난색

국제유가 90달러, 6개월 만에 최고치
감산 연장·전쟁, 100달러 넘나…불확실성↑
고유가 장기화 시 오히려 정제마진 줄어

기사승인 2024-04-06 06:00:06
멕시코 정유시설. 연합뉴스 

정제마진 개선으로 정유업계 1분기 호실적이 전망되고 있지만, 멈출 줄 모르는 유가상승 흐름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16달러(1.36%) 상승한 배럴당 86.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1.30달러(1.45%) 오른 배럴당 90.65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초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의 원유 감산 계획과, 쿠웨이트·오만·UAE 등 OPEC+ 회원국이 일평균 220만배럴 감산 계획이 기존 1분기에서 2분기로 연장되면서 국제유가는 지속 상승 중이다.

이로 인해 정유업계의 올 1~2월 정제마진은 각각 배럴당 7.8달러·8.3달러를 기록, 통상 손익분기점 4~5달러를 넘기며 1분기 호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정유부문에서 265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S-OIL은 올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약 4676억원으로 집계됐으며, SK이노베이션은 올 1분기 예상 영업이익 4599억원으로 추정돼 전년 동기 대비 22.6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었던 정유업계 입장에서 국제유가 상승은 호재로 작용한다. 정유기업의 원유 매입과 석유제품 출고 사이엔 통상 30~40일의 시차가 발생하는데, 유가가 상승하면 상대적으로 싼 값에 사들인 원유로 생산한 석유제품을 비싸게 팔 수 있어 재고효과가 생겨 수익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지나친 상승세와 유가상승의 장기화 흐름은 오히려 수요·공급의 불균형을 발생시켜 다시 정제마진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7~8달러 수준이었던 정유업계 정제마진은 지난달 5.9달러로 하락했다. 

아직까진 손익분기점을 웃도는 데다 지난해 대비 높은 수준이나, 곳곳에서 발생하는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가파르게 상승하는 유가가 머지않아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오는 2분기 또는 그 이후 실적에 불확실성이 생겼다.

자산운용회사 ‘CIBC 프라이빗웰스 US’의 레베카 바빈 수석 에너지 트레이더는 “OPEC+가 6월까지 감산을 지속함과 동시에, 이란과 우크라이나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가가 상승 중”이라며 “여름에 원유 가격이 10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란은 시리아 내 자국 영사관 폭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강력한 보복을 예고한 상태다. 이에 이스라엘군 역시 모든 전투부대원의 휴가를 중단하고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2일(현지시간) 러시아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 내 정유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해 원유 생산에 타격을 입혔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단기 유가상승은 재고이익에 따른 실적 개선을 이어질 수 있지만, 고유가 장기화는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유가 추이 향방에 따라 불확실성이 높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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