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올해부터 방카슈랑스 신규 판매를 중단한 가운데, 다른 손해보험사들의 이탈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방카슈랑스란 은행 등 금융기관이 보험회사의 대리점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은행을 통한 장기보험 신규 판매를 지난 1월부터 중단했다. 방카슈랑스 제도가 국내에 도입된 2003년 8월 이후 21년 만의 철수다. 앞으로는 기존에 판매된 상품들의 관리만 이어갈 예정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방카슈랑스는) 올해 1월부터 판매를 하지 않고 있었다”라며 “저축성 보험은 판매가 이미 잘 안 되고 있었다. 지금은 방카슈랑스 신규 판매는 하지 않고, 기존 장기보험 관리만 그대로 진행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화재가 방카슈랑스로 판매하는 수입보험료와 판매 비중은 점점 감소했다. 손해보험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삼성화재의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는 1434억100만원으로 전체 수입보험료 24조3314억7400만원의 0.5%에 불과하다. 지난 2017년엔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5904억2100만원)가 전체 수입보험료(22조5026억3500만원)의 2.6%에 달했다. 5년 만에 방카슈랑스의 판매 비중이 5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때문에 의도적으로 방카슈랑스 판매 비중을 줄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2016년과 지난해 방카슈랑스 채널을 축소했다. 2016년엔 은행 수수료 영향이 컸지만, 지난해엔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의 여파로 보인다. 저축성보험은 전문적인 설명이 필수이기 때문에 설계사를 통해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그동안 방카슈랑스 주력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저축성보험은 새 국제회계기준에서 다른 상품들에 비해 수익에 불리하게 회계처리된다.
손해보험 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방카슈랑스 채널을 중단하면서 기존 대형 손해보험사들도 추가로 이탈할 가능성이 생겼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 등 10개 손보사의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는 2017년 6조8937억원에서 2022년 4조8675억원으로 약 30% 줄었다. 메리츠화재와 흥국화재도 이미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 손보사인 삼성화재가 방카슈랑스에서 철수했다면 분명히 수익성 문제나 여러 가지를 검토했을 것”이라며 “다른 보험사들도 한번 검토해보는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사실 손보사들은 방카슈란스 관련된 실적이 그렇게 크지 않다”라며 “손보사들 입장에선 저축성보험이 그렇게 수익을 올려주는 상품이 아니다. 방카슈랑스 외에 다른 판매 채널에서도 저축성보험을 많이 판매하진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암‧뇌‧심장 치료비 담보 상품, 30일부터 판매중단
오는 30일부터 암‧뇌‧심장 3대 치료비 관련 담보 상품이 전면 판매 중단된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