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지난해 휴대전화 케이스를 인터넷 초저가였던 중국 온라인 쇼핑플랫폼에서 구매했다. 그가 물건을 배송 받기까지 걸린 시간은 3주. 받아본 제품도 케이스가 파손된 상태였다. A씨는 “금방 망가질까 봐 후기를 꼼꼼히 보고 튼튼하겠다 싶어 시켰다”며 “제품 가격이 저렴해서 샀는데, 반품 절차도 까다롭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중국계 쇼핑 플랫폼들이 공격적으로 국내 유통시장에 장악력을 키우면서 제품 품질 등의 논란도 함께 빚고 있다. 이에 정부와 서울시가 중국 쇼핑 플랫폼 이용자에 대한 보호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달 알리 어린이용품과 생활용품 31개를 대상으로 안전성 조사를 실시했다. 시는 이를 토대로 소비자 보호 대책을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알리와 테무 쉬인 등 이른바 ‘알테쉬’를 중심으로 상시 안전성 검사 체계를 가동한다. 해외 직구 상품에 대한 ‘소비자 피해 전담 신고센터’도 설치해 운영한다.
시는 판매 상품 유해성을 집중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시기별로 많이 판매되는 상품들 위주로 조사를 실시한다. 박재형 서울시 공정경제정책팀장은 “오는 6월까지는 학용품 등 어린이 제품을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오는 7~8월은 물놀이 장비들을, 오는 9~10월은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등 야외 놀이 장비들, 겨울철에는 스키 장비, 온열 장비들을 조사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상품 품목은 변동될 수 있다.
앞서 시는 중구청과 함께 연초부터 알리에 판매자 정보 기재 등을 요청한 상태다. 박 팀장은 “플랫폼에 유해성 물품들이 판매되고 있으니, 품목을 내려달라는 등의 요청을 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에게는 유해 품목들을 알리는 게 목적”이라며 “연초부터 중구청과 함께 알리 쪽에 판매자 정보 등을 요청해서 이미 많이 개선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중국 쇼핑 플랫폼에 칼을 빼 들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알테쉬의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해외 쇼핑 플랫폼 사업자도 소비자 의무를 다하게 하기 위해서다. 소액 소비자 피해 구제를 위한 전자상거래법 동의의결 제도도 도입했다.
한편 지난 1월 기준 알리 이용자는 717만50000명이다. 하지만 소비자 불만 건수는 증가세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알리 관련 소비자 불만은 지난 2022년 93건에서 지난해 465건으로 늘었다. 1년 새 5배 증가한 것이다. 불만 접수 증가세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에만 150여 건의 불만이 접수됐다.
실제로 이용자들의 불만과 피해 경험도는 높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일 발표한 ‘중국 온라인 쇼핑플랫폼 이용 현황 및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80.9%가 이용에 불만이나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은 최근 1년 이내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800명이다. 불만과 피해 사항은 배송 지연(59.5%) 다음으로 ‘낮은 품질’(49.6%)과 ‘제품 불량’(36.6%)이 뒤를 이었다.
중국계 쇼핑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무분별한 영업 행위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국내 유통이 제한된 캡슐제를 판매하는가 하면 도수가 있는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등의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모두 현행법상 불법이다. 의료기사법에 따르면 도수 있는 안경과 콘택트렌즈 전자상거래는 금지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