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등 범야권이 190석에 달하는 거대 의석을 확보하며 국정조사 또는 특검 추진이 순조로워질 전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모두 당분간 개혁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공생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두 사람의 향후 관계 설정이 특별히 주목된다.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계’에서 당권 도전에 나서며 세력 결집을 시도할 경우, 계파 갈등이 촉발되면서 공존 관계로 시작한 두 사람의 관계도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11일 중앙선관위 22대 총선 개표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161석과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 14석을 합쳐 총 175석을 확보했다. 조국혁신당은 비례 의석만 12석을 얻어 개원과 함께 원내 3당에 등극한다. 새로운미래와 진보당은 각 1석씩 챙겼다. 윤석열 정권을 비판하면서 스스로 야권임을 강조하는 개혁신당도 3석을 얻으며 범야권은 총 192석에 달하는 의석을 확보했다.
민주당은 단독 과반(151석)을 확보한 것을 두고 ‘정권 심판’을 바라는 민심이 확인됐다고 해석하고 있다. 범야권과의 협업을 통해 대여 공세를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민주당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검법 추진과, 대통령 거부권으로 막혔던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재추진 등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해찬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11일 해단식에서 “지난 총선에서 180석을 줬는데 뭐했느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 않나. 이번에 또 못하면 준엄한 심판을 받는다고 본다”며 “이번에는 처음부터 당이 단결해서 꼭 필요한 개혁과제를 단호하게 추진하는 의지와 기개를 잘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정권을 심판해달라는 민심을 알게 되었으니 우리 당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라며 “이번에 제대로 하지 못하면 또 민심은 무섭게 바뀔 것”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곧바로 서울 서초 대검찰청을 찾아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소환조사를 촉구하며 선봉장 역할을 자처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즉각 김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협의해 ‘김건희 여사 종합 특검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두 대표가 마주한 개혁과제에서는 서로 협력하는 공생관계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조국 대표가 본인 당의 포지션을 명확하게 ‘쇄빙선(얼음을 깨는 배)’로 두고 있으며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민주개혁 진영의 ‘본진’이라고 표현했다”며 “김건희 특검, 이태원참사 특검, 채상병 특검 등을 다 해야 하는데 두 대표가 경쟁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이겠나. 그러면 특검 추진을 못 한다”고 말했다.
다만 오는 8월 새로운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두 대표의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계기가 될 거란 관측도 있다. 친문계 좌장격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당권에 도전하게 된다면 당내 친문계 의원들도 본격적으로 세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조국을 띄워서 친문 결집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면 당내 친명계와 계파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조국 대표가 설정한 민주당과의 이해관계와 조국을 띄우려는 세력이 조국을 바라보는 이해관계가 다르기에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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