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구인난 끝에 ‘황우여 비대위’…‘혁신 포기’ 쓴소리도

국힘, 구인난 끝에 ‘황우여 비대위’…‘혁신 포기’ 쓴소리도

황우여, 당대표·장관 역임…다음달 2일 정식 임명 예정
비대위 임기는 약 두 달
최요한 “폭탄 돌리기 당첨”

기사승인 2024-04-29 17:49:52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된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월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 인사말을 하고 잇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차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황우여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를 임명했다. 당 내외에선 이번 비대위원장 체제 전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총선 직후 쇄신이 아닌 안정을 선택했다는 게 이유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은 29일 국회에서 당선자 총회 종료 후 기자들에게 새 비대위원장으로 황 전 대표를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황 전 대표는 5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를 지냈다. 또 지난 2021년 이준석 대표가 선출됐을 때 국민의힘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국민의힘은 비대위원장 임명을 상임 전국위원회를 통해 의결한 상태다. 다음달 2일 전국위에서 관련 안건에 대한 논의가 끝나면 황 전 대표는 비대위원장 직무를 공식적으로 맡게 된다.

이번 비대위 임기는 조기 전당대회가 열리기 전까지로 6월말에서 7월초 전에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동안 비대위는 지도부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한다. 당내에선 비대위 체제 관련 혁신형과 관리형 중 무엇으로 갈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황 전 대표를 통해 비대위 체제를 관리형으로 이끌겠다는 의중으로 보인다.

황 전 대표가 만장일치로 비대위원장 직무를 맡게 됐지만 이후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총회 도중 이석해 “지금이야말로 혁신할 때인데 관리형 지도부를 한다는 게 혁신과 쇄신에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당 밖에선 관리형 비대위를 선택한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황 전 대표는 국민의힘 원로 인사로 당 혁신과는 거리가 먼 인사”라며 “혁신의 의지도 추동력도 없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녹색정의당 역시 비판했다. 김민정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에 당장 필요한 비상대책은 안정적인 전당대회가 아닌 쇄신과 반성 대책”이라며 “여유롭게 전당대회를 관리할 생각하지 말고 여당의 혁신과 쇄신을 바라면서 매서운 회초리를 들었던 국민을 보라”고 했다.

이처럼 당 내외에서 비판이 나오지만 당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대위원장이 맡을 수 있는 범위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많은 인사들이 기피했을 거라는 관측이다. 또 임기는 두 달 정도이고 권한과 활동 범위가 차기 전당대회 구성을 위해 축소될 수밖에 없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속된 말로 황 전 대표는 폭탄 돌리기에 당첨됐다”며 “전당대회까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권한이 크지 않은데 국회 업무는 산적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당대회가 과열돼서 당이 분열하는 일을 막으려고 들어갔을 것”이라며 “당내 비윤석열계에서 선거 책임을 대통령으로 몰고 있는데 이를 최대한 막으려 할 거 같다”고 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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