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출에 이어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에서도 치열한 ‘명심’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회의장의 당적 보유금지 등 법과 제도가 중립을 요구하고 있지만 ‘중립은 없다’는 다소 편향적 구호를 외치는 여러 후보가 나오면서 협치를 바라는 국민적 요구와는 거리감이 있다는 비판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장직에 도전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내비친 더불어민주당 중진 인사는 5명 내외다. 가장 먼저 도전 의지를 밝힌 6선 추미애 당선인과 대표적인 친명 조정식 당선인, 친명계 좌장 정성호 당선인, 우원식 당선인 등은 확실한 친명계다.
반면 직접적인 출마 의사를 보이진 않았지만, 의외의 주목받는 5선 박지원 당선인은 국회의장은 특정 편이 아닌 정치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들로 일종의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다. 오는 7일 후보자 등록을 앞두고 의장직 도전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장 선거에 도전장을 낸 인사들은 모두 자신이 ‘친명’ 인사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2대 총선이 야당의 압승으로 끝나며 더 이상 이재명 대표와 맞서거나 다른 얘기를 해서는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실상 ‘명심(이재명의 마음)’에 따라 국회의장이 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때문인지 국회의장 출마 선언 후보 4명은 친명계 인사들로 구성된 원외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주최한 국회 간담회에 참석해 구애전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는 추미애·조정식·정성호·우원식 당선인이다.
문제는 국회의장의 중립을 더 이상 유지하지 않겠다는 과한 발언이 나오고 있어서다. 국회법은 의장 당선된 때에는 그 다음 날부터 당직을 가질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법과 제도가 국회의장의 중립적 역할을 요구한 것인데 ‘탈중립’을 선언하고 있는 만큼 깊은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추미애 당선인은 지난달 1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출마 의사를 전하며 “(국회의장이) 중립이 아니다. 중립이라면서 그냥 가만히 있다든가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에는 한 CBS라디오에 출연해 “기계적 중립, 협치가 아니라 민심을 보고서 국민을 위한 대안을 만들고 그걸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른 후보들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채상병 특검법 문제에 대한 여야 합의를 요구하자 우원식 당선인인 “민주주의와 국민의 삶에 결코 중립은 없다”고 비판했다. 조정식 당선인도 “국회의장이 일침을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호 당선인은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다음 선거 승리를 위해 토대를 깔아줘야 한다”고 말해 중립적 역할과는 거리감을 뒀다.
한편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는 16일 선거가 치러진다. 후보자 등록은 7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