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당직자 스킨십 행보…‘전당대회’ 깜짝 등장하나

한동훈, 비대위·당직자 스킨십 행보…‘전당대회’ 깜짝 등장하나

전 비대위원·당직자 식사…尹 오찬 거절
최근 여론조사서 보수 차기 대권주자 1위
최요한 “한동훈 최근 행보 재등판 가능성 보여”

기사승인 2024-05-09 06:00:19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월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례대표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창당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최은희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당대회 등판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음에도 한 전 비대위원장은 보수진영 내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고 있다. 최근 전(前) 비대위원과 당직자를 만나는 행보를 보여 당내 잠룡들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 2일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과 당직자 20여명과 함께 식사했다. 이 자리에서 정기적으로 보자는 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6일에는 함께 비대위를 한 전 비대위원들과 만찬을 가졌다.

또 지난달 21일에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오찬을 거절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하는 대상은 국민뿐이다.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닌 용기”라는 글을 올리는 등 차별화를 시도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의 당내 존재감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뉴스핌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보수 진영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를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에게 조사한 결과 한 전 위원장이 20.9%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홍 시장 11.2%,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7.0%, 오 시장 6.8%,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3.8%,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 동작을 당선인 2.0%로 집계됐다.

한 전 비대위원장 독자적인 행보와 함께 전당대회 일정이 미뤄지면서 재등판 가능성이 올라가고 있다. 전당대회가 늦어질수록 총선 책임론이 옅어지기 때문이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당대회를 오는 6월 말에 치루는 게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황 비대위원장은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당헌·당규상 전당대회를 열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40여일”이라며 “원내대표와 의논하고 비대위가 출범하고 움직이려면 일주일 안에 마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6월 말로 일을 하다 늦어지면 지연하는 문제에 대한 의문이 꼬리를 물게 된다”며 “실제로 진행하다보면 7월 초나 중순이 될 수 있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의 행보에 여권 잠룡들은 전당대회 시점과 총선 패배 책임론 등을 꺼내 공세수위를 높였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당대회 관리위원장에 불과한 이번 비대위원장은 조속히 전당대회를 열어 당권을 넘겨주고 나가면 된다”며 “당대표나 된 듯 새롭게 비대위원을 임명하고 당대표 행세를 하면서 전당대회를 연기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끼리 하는 전당대회는 한 달이면 충분하다”며 “안분지족(安分知足)하고 빨리 전당대회를 열어 당대표를 선출하라”고 강조했다. 홍 시장의 이같은 발언은 전당대회가 늦어질 경우 한 전 비대위원장이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3일 TV조선 강펀치에 출연해 “운동권 심판론을 하게 되면 맞불을 놓는 것 같지만 그 프레임에 빠지게 되는 것”이라며 “정권 중반에 치르는 선거에서 심판론을 쓰는 것은 피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의 22대 총선 전략이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책임론을 꺼내들었다.

전문가는 한 전 비대위원장의 오찬 행보가 정치 복귀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번 패배를 통해 조금 더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8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오찬 행보를 돌이켜 보면 윤 대통령과 차별화 행보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 비대위원과 당직자를 만나는 것은 재등판 의지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 전 비대위원장의 지지도가 높아 전당대회 규칙이 바뀌어도 자신 있을 것”이라며 “총선 책임론도 시간이 늦어지면 약해지기 때문에 충분히 할만한 상황이다. 다만 이번 패배를 통해 조금 더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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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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