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우기’ 나선 라인야후…이사회 모두 일본인으로

기사승인 2024-05-09 09:49:42

라인야후(라인)의 네이버가 지우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네이버가 개발한 메신저 라인이 이대로 일본에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는 8일 라인야후 결산설명회에서 “모회사 자본 변경에 대해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와 관련해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은 우리가 말하기 어렵지만 소프트뱅크가 가장 많은 지분을 취하는 형태로 변화한다는 대전제를 깔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일본 1위 모바일 메신저인 라인은 국내 기업 네이버와 일본 기업 소프트뱅크가 상호합의에 따라 각각 개발권과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두 기업은 라인야후 대주주인 A홀딩스의 주식을 절반씩 보유 중이다. 이데자와 CEO의 발언은 사실상 네이버에 A홀딩스 지분 매각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네이버 클라우드가 악성코드에 감염돼 라인에서 개인정보 51만건이 유출되며 발생했다. 일본 총무부는 지난 3월과 4월에 라인이 네이버에 과도하게 의존, 사이버 보안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며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네이버와 자본 관계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도 포함됐다. 오는 7월1일까지 구체적인 대응책을 제시하도록 했다.

네이버와의 관계를 끊겠다는 구체적인 언급도 나왔다. 이데자와 CEO는 “네이버에 대한 업무 위탁 종료를 순차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네이버와) 기술적 협력관계에서 독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사회 멤버도 변경된다. 현 사내이사 중 네이버 출신 신중호 최고제품책임자(CPO)와 소프트뱅크 출신 오케타니 다쿠 최고전략책임자(CSO) 등 2명이 이사회에서 빠졌다. 경영과 집행의 분리를 위해 각각 CPO와 CSO 역할에 전념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인해 이사회는 전원 일본인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이사회에서 배제 예고된 신 CPO는 유일한 한국인이었다. 이사진 변경은 다음 달 18일 주주총회를 통해 진행된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