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결혼·출산·주거·돌봄까지”…저출생 전주기 대응

경북도 “결혼·출산·주거·돌봄까지”…저출생 전주기 대응

이철우 지사, “저출생 극복, 결혼하면 행복하다는 분위기 조성해야”

기사승인 2024-05-13 14:39:25
이철우 지사가 13일 저출생과 전쟁 필승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30대가 결혼을 안합니다. 결혼하면 행복하다는 사회적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연초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3일 저출생 필승 전략으로 20대 핵심과제를 포함한 100대 과제를 제시하며 이와 같이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도청 브리핑룸에서 담화형식으로 구성한 결혼·출산·주거·돌봄까지 ‘저출생 전주기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

이 지사는 ‘경북이 저출생과 전쟁, 전면전을 시작합니다’를 제목으로 마련한 대응전략에서  “작년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0.72명이고, 4분기에는 0.65명을 기록했다”며 “저출생 문제가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세계 최저 수준인 우리나라 출산율이 OECD 38개 국가 중 유일하게 출산율 1.0 이하의 지표를 보이고 있는데 따른 우려다.

이 지사는 이와 같은 저출생 문제에 대해 “우리는 국권 침탈, 6.25 전쟁은 물론, 외환위기와 코로나 팬데믹도 이겨내며 세계가 부러워하는 선진국을 만들어 냈지만 우리 내부에서 커가는 무서운 적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핵폭탄, 전쟁보다 무서운 것이 저출생"이라고 할 만큼 저출생 문제에 대한 이 지사의 인식은 강하다.   

이 지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1조 2000억원 규모의 저출생 극복 예산을 투입해 ‘경제 환경’ 과 ‘문화 환경’ 개선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전략은 만남과 출산, 양육, 주거에 필요한 경제적 지원은 물론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빠르게 구축하고 일‧생활 균형 인식 확산 등 결혼과 출산을 선택한 가정의 ‘삶의 질’을 보장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저출생 전주기 대응을 목표로 제시한 ▲만남 주선 ▲행복 출산 ▲완전 돌봄 ▲안심 주거 ▲일‧생활 균형 ▲양성평등 등 6개 분야가 주목 받는다. 

우선 만남 주선 분야는 ▲미혼남녀 커플, ‘국제 크루즈’ 여행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 ‘청춘동아리’ ▲공식 만남 주선, ‘솔로 마을’ 등 경북도가 ‘결혼정보회사’ 역할을 한다. 

행복 출산 분야는 ▲남성 난임 시술비까지 지원 ▲임신을 위한 필수 가임력 검진비 지원 ▲산모 산후 회복과 신생아 건강관리 최대 서비스 ▲거점형 공공산후조리원 설치 등 임신, 출산부터 산후조리까지 패키지로 책임진다.

완전 돌봄은 ▲공동체에서 24시까지 함께 돌봄 ▲돌봄도서관 운영 ▲돌봄 유토피아, 돌봄 융합 특구 조성 등 온 동네가 함께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기반 구축에 나선다. 

특히, 국가 돌봄 정책을 대행하고 육아 시설 집적화, 규제 일괄 해소 등 각종 저출생 정책을 실험할 수 있는 국가 저출생 극복 시범도시인 돌봄 융합 특구 시범지구 조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안심 주거는 ▲3자녀 가정 큰 집 마련 지원 ▲월세와 전세보증금 이자 지원 ▲신축약정형 매입임대주택 공급 등 월세, 전세부터 큰 집 마련까지 촘촘히 챙긴다. 

일‧생활 균형 분야는 ▲육아기 부모 4시 퇴근, 초등 맘 10시 출근 ▲소상공인 6개월 출산휴가 도입 ▲아빠 출산휴가 한 달 및 아이 동반 근무사무실 ▲일자리 편의점 등을 중점 추진한다. 

양성평등 분야는 ▲다자녀 가정은 어디서나 우대‧할인 ▲아동 친화 음식점, 웰컴 키즈존 운영 ▲다자녀 가정 공무원 특별 우대 등 다자녀 가정을 국가 유공자 수준으로 우대할 예정이다.

경북도는 이들 사업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소요예산을 추경으로 도비 541억원을 포함 1100억원을 긴급히 수혈하고 국비, 지방비, 기금 등을 총동원해 단계적으로 1조 2천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 지사는 “저출생의 근원적인 극복을 위해서는 국가 구조의 개혁과 의식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수도권으로 이동을 꿈꾸는 유목민 사회가 아니라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자라고 취직하고 가정을 이뤄 공동체와 더불어 사는 정주형 사회로 틀을 고쳐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또 정부에게는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고 국가 최대 현안인 저출생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경북을 돌봄 융합 특구로 지정하고 돌봄 사업 권한 이양, 예산 대폭 투입 등 적극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지사는 특히 저출생 극복 특별법, 육아기 근로자 단축근무 의무화 등 저출생 극복을 위한 법‧제도 등을 마련해 제22대 국회 개원에 맞춰 건의할 계획이다.

이 지사는 “경북은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새로운 길을 먼저 개척하고 위기 극복의 선두에 있었다. 후손과 우리나라를 위해 저출생과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대한민국이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시도민과 출향인, 기업, 언론에서 함께 힘을 모아 줄 것”을 당부했다.

안동=노재현 기자 njh2000v@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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