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김진표 “‘노사모’처럼 건강한 정치 팬덤돼야” 쓴소리

퇴임 앞둔 김진표 “‘노사모’처럼 건강한 정치 팬덤돼야” 쓴소리

우원식 의장 후보 당선 비판한 ‘이재명 팬덤’ 겨냥한 듯
“22대에는 반드시 ‘협치’…선거제 개편으로 제도화 필요”
“개헌·선거개혁 미완성, 큰 아쉬움”
‘채상병 특검법’ 28일 마지막 본회의서 재의결 방침

기사승인 2024-05-22 17:09:23
김진표 국회의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퇴임을 앞둔 김진표 국회의장이 차기 22대 국회에서의 정치 복원을 기원하면서 팬덤 정치의 개선을 촉구했다. 김 의장은 민의를 제대로 경청하기 위해서는 변질된 팬덤 정치를 벗어나야 한다면서 ‘선거제 개편’을 통해 이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2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나 초기 팬덤처럼 건강하게 작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사모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비판을 했는데 지금 진보 진영 내 팬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상대를 배제하는 형태가 돼 안타깝다”며 “어제 초선 당선인들과의 대화에서 이런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국회의장 후보를 뽑기 위한 민주당 내 경선에서 우원식 의원이 기존 예상을 깨고 당선된 것에 대해서 ‘이재명 팬덤’을 자처한 강성 당원들의 비판과 반발이 거센 것에 대해 김 의장이 내놓은 일침인데 관련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한 것이다.

특히 김 의장은 22대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이 곧 ‘협치’와 같은 말이라면서 이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제언했다. 소선거구제에서는 1위만 당선되니 사표가 많이 발생하고, 이는 곧 민의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의회 구성이 된다는 비판으로 대선거구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현 소선거구제 하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한 표만 앞서도 이기다 보니 전체 유효 투표 45%가량은 늘 사표가 된다. 이번 선거에서도 제1당이 엄청난 큰 차이의 의석을 얻었지만 전체 득표율에서는 5.4% 차이뿐이 안 났다”며 “4인 선거구제로 가면 1당이 승리해서 30석 이상의 차이가 나기 쉽지 않고, 이는 대화와 타협을 유도해 국민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는 방향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1대 국회에서 개헌을 이뤄내지 못한 점에 대해 큰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국회 출입기자단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김진표 국회의장. 연합뉴스

김 의장은 21대 국회에서의 미완의 개혁과제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매 국회마다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과 정치양극화 완화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논의했지만 실천하지 못했다”며 “오히려 분열적 진영정치와 승자독식 선거제도의 폐해는 더욱 심화됐는데 다음 국회에서 부디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에 성과를 내고 새로운 희망을 꽃 피우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 대한민국의 최대 화두인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고도 자평했다. 김 의장은 “정치인생을 마무리하면서 그간 제가 받은 크나큰 혜택을 무엇으로 사회에 돌려 드려야 할지 늘 고민했다”며 “정치는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고, 미래세대가 사라진다면 정치가 할 일도 사라지는 것인 만큼 저출생 극복없이 미래를 말할 수 없기에 정부와 정치권의 위기의식을 제고시켰고, 총선 공약을 통해 새로 출범할 제22대 국회의 중요 아젠다가 되는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 의장은 오는 28일 열리는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안건으로 상정해 재의결하겠단 의지도 밝혔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해당 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서 다시 국회로 넘어오게 됐는데 이를 국회법 절차대로 표결한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이미 본회의에 올라와 있는 안건과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한 채상병 특검법은 표결을 통해 최종 마무리할 수밖에 없다”며 “안건 신속처리제도(패스트트랙)를 도입한 취지에 비춰볼 때 채상병 특검법은 21대 국회 임기 내에 마무리해야 한다. 그것이 국회법에 따른 절차”라고 말했다.

다만 여야가 대화를 통해 합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김 의장은 “이태원 특별법이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임에도 불구하고 여야가 합의해 처리해 국민과 유가족들의 공감을 얻었던 적이 있다”며 “여야 원내대표에게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합의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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