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인구 기대수명 71.4세…“암·코로나19로 감소”

전 세계 인구 기대수명 71.4세…“암·코로나19로 감소”

기사승인 2024-05-24 22:14:53

전 세계 인구의 평균 기대수명이 10년 전 수준인 71.4세으로 돌아갔다는 통계가 나왔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암을 비롯한 비감염성 질병 확대로 글로벌 보건 수준이 퇴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24일(현지시간) ‘2024 글로벌 보건 통계 보고서’를 내고 “지난 10년간 이어진 전 세계 인구의 기대수명 개선 추세가 무너졌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평균 기대수명은 2022년 기준 71.4년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2019~2021년 기대수명이 1.8년 급감한 결과다.

유병기간을 제외하고 건강한 상태로 사는 기간을 뜻하는 건강 기대수명은 2022년 기준 61.9년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2019~2021년 1.5년 감소하면서 2012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결과다.

한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22년 기준 82.7년, 건강 기대수명은 65.8년이다.

기대수명 감소 현상은 지역별 편차가 나타났다.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역에서 기대수명이 더 큰 폭으로 줄었다. 미주와 동남아시아 지역은 2019~2021년 사이 기대수명이 3년, 건강 기대수명이 2.5년 줄면서 세계 평균보다 감소폭이 더 컸다.

보고서는 기대수명이 감소한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코로나19 대유행을 꼽았다. 코로나19는 2020년 암·심장질환에 이어 전 세계 사망 원인 3위, 2021년엔 2위까지 올라갔다. 기대수명이 급격히 줄어든 기간과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이 상당 부분 겹치는 것이다.

암을 비롯한 비감염성 질병도 기대수명 감소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됐다. 암과 심장질환, 뇌졸중, 알츠하이머, 당뇨병 등의 비감염성 질병은 2019년 전체 사망 원인의 74%를 차지했다.

영양실조와 의료 서비스에서 소외된 난민 등의 확대도 기대수명 감소 현상과 결부됐다. WHO는 영양결핍으로 생긴 저체중뿐 아니라 비만도 영양실조로 분류하고 있다. 2022년 기준 5세 이상 세계 인구 중 10억명 이상이 비만을 겪고 있으며 5억명 이상이 저체중 상태로 조사됐다고 WHO는 전했다.

이는 소득수준으로 구분할 문제가 아니다. WHO는 최빈국에서도 저체중뿐 아니라 영향 불균형을 겪는 비만 인구가 상당히 많게 나타나는 등 영양실조는 복잡한 만성질환으로 본다.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난민과 이주민, 장애인 등의 건강 문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의료 서비스 접근 장애를 겪는 이들은 2021년 기준 전 세계 인구의 16%인 13억명에 이른다.

보고서는 “2018년 이후 5억8500만명이 보편적 건강 보장 인구로 추가됐지만, 10억명 목표에는 못 미친다”라며 “이런 추세로는 2025년 7억7700만명이 추가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WHO는 각국이 더 큰 노력을 기울여 보편적 건강 보장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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