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채상병’ 경찰 이첩 당일 이종섭에 3차례 전화

尹대통령, ‘채상병’ 경찰 이첩 당일 이종섭에 3차례 전화

지난해 8월 2일 개인전화로 직접 전화 걸어

기사승인 2024-05-29 05:41:19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일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총 3차례에 걸쳐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8월 해병대 수사단이 ‘채수근 상병 변사 사건 조사 기록’을 경찰에 이첩한 당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세 차례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정훈 대령 측은 군사법원 항명죄 재판에서 통신기록 조회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통신기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2일 낮 12시 7분, 12시 43분, 12시 57분 등 3차례에 걸쳐 이 전 장관에게 개인 휴대전화 번호로 직접 전화를 걸었다. 첫 통화 시점은 채 상병 사망과 관련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포함한 지휘관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로 보는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기록이 경북경찰청에 이첩된 지 10여분이 지난 때였다.

윤 대통령은 4분 5초간 이 전 장관과의 첫 통화를 끝내고 32분 뒤인 낮 12시 43분 재차 전화를 걸었다. 이 통화는 13분 43초간 이어졌는데 그 사이에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은 보직 해임을 통보받았다. 마지막 통화는 12시 57분이었다. 이때도 윤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53초간 대화를 나눴다.

같은 날 오전 10시 30분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 등 간부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는데, 이 전 장관은 이런 상황을 보고받은 상태에서 윤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이종섭 당시 장관과의 통화 이후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 8월 2일 낮 12시 50분부터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집중적으로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국방부 검찰단은 항명 혐의로 박 전 단장을 입건한 뒤 사건을 경찰로부터 회수해 오기로 결정하고 이날 오후 7시 20분께 경북경찰청에서 사건을 회수했다. 사건 회수에 앞서 같은 날 오후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경북청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8일 오전 7시 55분에도 이 전 장관에게 전화해 33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은 채 상병 사망 관련 조사 기록을 경북경찰청에서 이첩한 이후 재조사를 국방부 조사본부에 맡기기로 결정하기 전날이다.
하루 뒤인 8월 9일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국방부 조사본부에 재검토를 맡기는 결정이 이뤄졌고, 국방부는 같은달 24일 대대장 2명의 범죄 혐의만 적시해 경찰에 최종 이첩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이 전 장관과 통화를 했다는 내역만 확인됐을 뿐 둘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분명치 않다. 

공수처는 향후 이 전 장관에 대한 소환 조사를 통해 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나눈 대화 내용 등 제기된 의혹을 폭넓게 확인할 예정이다. 이 전 장관 측은 “대통령과의 통화 내역 공개가 적법한지 의문이고, 통화 여부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격노를 접한 적도, 그 누구로부터 (임성근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라는 말을 들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공수처는 지난 1월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잇따라 벌이면서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는 당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국방부 검찰단, 국방부 조사본부 등을 압수수색했는데 임 전 사단장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된 임 전 사단장은 경북경찰청에서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수사 받고 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