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 스쿠터, 중국산 배터리 화재↑…“선통관 후해결 문제”

전동 스쿠터, 중국산 배터리 화재↑…“선통관 후해결 문제”

친환경 모빌리티, 전동 스쿠터 매년 화재 증가 추세
중국산 배터리 탑재한 전동 스쿠터 화재 시 소비자 책임
“원인 파악 어려워 피해 보상 소비자가 부담해야”

기사승인 2024-06-05 14:00:01
인도 경찰이 폭발로 불에 탄 전기스쿠터 수십 대를 조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스쿠터 화재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화재 원인이 파악조차 안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저렴한 가격의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뒤 사고 책임은 소비자가 부담하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초 적발된 해외 리콜제품 473건 중 제조국이 확인된 219건 가운데 중국산이 138건(63%)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산이 13건(6%)으로 뒤를 이었다. 이 중 가전·전자·통신기기는 106건(22%)에 달한다. 가전·전자·통신기기는 감전 위험 등 전기적 요인(38%)과 제조 불량에 따른 고장(24%), 과열·발화 위험 등(16%)이 리콜 사유로 꼽혔다.

앞서 지난 2022년 아마존과 월마트 등에서 유통되던 일부 중국산 전기 자전거에 대해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리콜 명령을 내렸다. 당시 위원회는 중국 전기 자전거 회사 앤치어(Ancheer)에서 제조한 전기 자전거의 리튬 이온 배터리가 폭발하는 사례가 6건 발생했고 이중 4건은 심각한 화상을 유발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9년 중국산 전동킥보드가 리콜 명령을 받은 바 있다. 

친환경 모빌리티로 불리는 전동 스쿠터는 저속 전동이륜차로 시속 25km 미만의 이륜 이동기구다. 문제는 시속 25km 미만의 이동기구는 안전기준에 요하는 요건이 까다롭지 않아 국적 불문, 안전 기준 부적합 부품이 탑재되더라도 유통 시 적발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진수 한국수입이륜차환경협회 협회장은 “전동 스쿠터 제조·수입업자는 제품 시험을 거치고 안전 확인 신고를 한 뒤 제품에 KC와 안전 표시 사항을 기재해야 한다”라면서도 “수입신고서 하단에 선 통관 후 문제가 생기면 조사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고 말했다. 

면허 제도가 신고 제도로 변하면서 통관 과정에서 불량품 적발이 어려워진 데다 화재 발생 시 스쿠터가 전소돼 원인 파악도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에도 주차돼있던 중국산 전동 스쿠터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원인 파악이 불가능해 소비자가 피해 변상금 1000만원을 부담하기도 했다. 소방당국도 해당 사건에 대해 중국산 전동스쿠터 배터리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전기적 요인으로 폭발했다고 결론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제조업체는 보상 문의를 묵살하고, 국내 판매업체는 사고 책임이 중국 제조사에 있다는 입장을 전해 보상을 받을 방법도 없는 상태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들도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데다 배터리 화재 발생 시 배터리 자체에 있거나 충전기, 어댑터 BMW 등 다양해 파악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국가기술표준원과 함께 전동킥보드에 내장된 리튬이온배터리 과충전 등으로 인한 화재 예방을 위해 KC 인증 확인과 과충전 금지 등을 생활화하는 것이 필수라고 안내했다”며 “화재가 발생 시 신속하게 사고 조사를 하기 위해 제품안전정보센터에 신고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지난해 이후 추가 조사해 현황 파악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협회장은 “요즘은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동 스쿠터를 인터넷에서 쉽게 사고 판다”며 “최근 다세대 주택에서 주차되어 있다 화재가 난 전동 스쿠터도 온라인에서 판매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속 25km 미만 이동 기구는 수입 과정이 까다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하는 것이 반드시 화재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저가 상품으로 판매하기 위해 가격을 무리하게 낮추면서 생기는 문제”하고 덧붙였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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