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특화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감소한 반면 중국이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9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80만CGT(표준선 환산톤수·62척)로 지난해 동월 대비 51% 감소했다. 반면 중국은 154만CGT(54척)를 수주해 85%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7만CGT, 척수로는 2척을 수주하는 데 그쳐 수주점유율이 10%까지 떨어졌다.
조선 업계에서는 지난달 LNG 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주춤했던 것이 수주 감소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반면 지난 4월(14%)에 이어 5월에도 수주점유율이 10%대를 유지한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있다. 중국이 천연가스에 주목하면서 조선업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해석 때문이다.
중국의 LNG 수입량은 지난 2015년 1790만 톤에서 2021년 7840만 톤으로 4배 이상 뛰었다. 이후 2022년에는 LNG운반선 55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올해 1월 카타르 국영기업 카타르에너지가 중국 국영조선공사(CSSC)의 자회사 후둥중화에 첫 LNG운반선으로 발주한 8척(Q-Max급)을 수주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동안 세계 주요 LNG선 시장은 한국이 주도해 왔다. 지난 2004년부터 3년간 카타르의 LNG선 53척 발주를 한국 조선 빅3가 수주했다. 2014년 러시아의 쇄빙 LNG선 15척 발주 때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물량을 완전히 쓸어 담았다.
이후 중국의 LNG 건조 능력 확장에 속도가 붙으면서 기술 보강이 급속도로 이루어졌다. 특히 한국보다 중국 LNG운반선 가격이 5%~7%가량 낮아 중국과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 조선 기술의 상징인 LNG선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을 우려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해석에 대해 조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선주들은 LNG운반선 발주에 보수적”이라며 “중국이 받은 물량은 대부분 내수 수요에 해당하는 것이 상당 부분”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가격경쟁력에도 글로벌 선주들이 한국 조선업체들을 선호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4년 치 가량의 수주잔량(남은 건조량)을 확보한 한국 조선업체들이 선별 수주에 나선 상황에서 고수익 선종 발주가 줄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현재 석탄 발전을 LNG로 대전환하고 있어 세계 최대 LNG 수입국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한국 빅3를 제치고 후동중화가 승전고를 울린 것도 중국 정부의 지원 사격이 컸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