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에 욱일기를 걸어 뭇매를 맞았던 부산의 한 아파트 주민이 사과했다.

해당 주민은 7일 ‘사과문’을 기자들에게 보내 “욱일기를 게양한 저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현충일에 욱일기를 게양해 더욱 큰 충격을 받으신 보훈 가족 여러분과 아파트 입주자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앞으로 반복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광복회에도 따로 사과했고 용서를 받았다는 언급도 있었다.

친일 목적으로 욱일기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는 해명도 나왔다. 이 주민은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산 수영구와 지난 2007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갈등을 공론화하기 위해 이같은 행동을 했다고 전했다. 수영구의 건설 비리를 고발하겠다며 ‘국가재산 훔치는 자들, 부제: 우리는 왜 욱일기를 들었나’라는 전자책을 제작하기도 했다.

그는 “책의 서문에 ‘사기꾼과 탐관오리들은 태극기를 흔들면서 사기를 치고 있으니, 욱일기를 휘둘러서라도 그들의 정체를 밝혀야 한다’고 썼다”면서 “사건의 관심을 끌기 위해 욱일기를 게양한 것은 어리석은 판단이었고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이 주민은 지난 6일 자신의 집 창문과 외벽에 욱일기와 ‘민관합동 사기극’이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에 여론의 공분을 샀다. 온라인에서는 해당 주민에 대한 ‘신상털기’도 벌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이날 오후 욱일기는 철거됐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