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심해 가스전 광구 재설정…석유공사 수장 교체 전망

동해 심해 가스전 광구 재설정…석유공사 수장 교체 전망

기사승인 2024-06-10 16:45:30
곽원준 한국석유공사 수석위원이 지난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대 140억배럴 규모로 추정되는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 사업의 본격화를 앞두고 정부가 효율적인 개발과 투자를 위한 광구 재설정에 나선다. 또, 임기만료에 따른 한국석유공사 수장 교체도 전망되고 있어 ‘새 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효율적인 개발과 투자 유치를 위해 이달 중 안덕근 산업부 장관 주재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전략회의를 열어 현재 8광구와 6-1광구로 나눠진 동해 일대 광구를 재설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동해 심해는 8광구와 6-1광구 북부, 6-1광구 중동부 등 3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들 구역은 유망구조 도출 이전에 설정된 광구다.

정부는 최근까지 진행한 물리탐사 분석 결과 석유와 가스가 대량으로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는 대왕고래 등 7개 유망구조를 찾았다. 특히 대왕고래의 경우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쳐 있다.

최남호 2차관은 “(기존 광구 설정은) 유망 구조 도출 이전에 설정된 광구로, 투자 유치 및 개발에 최적화되지 않는다”면서 “도출된 유망 구조의 위치와 형태를 감안해 광구를 재설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석유공사는 현재 100% 지분을 보유한 동해 심해 광구 개발권을 정부에 일단 반납하고, 정부는 유망구조 분포 상황에 맞춰 석유공사에 새롭게 광구 개발권을 부여할 예정이다. 

최 차관은 “개발 비용 절감 및 위험 요인 완화 차원에서 해외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면서 “재설정된 광구별로 단계적 투자 유치를 추진하되 광구별로 외국인 지분 참여 여부와 참여 수준을 차별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복수 기업이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참여에 관심 갖고 있다”며 “성공했을 때의 큰 수익만 생각할 순 없고, 탐사 시추 전문 분야의 메이저 기업도 있어서 어떻게 잘 활용해야 할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12월 말 시추한다는 계획에서 역산했을 때, 최소 오는 7월 중에는 첫 시추공을 뚫을 특정 해역을 정확히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해당 사업을 이끌어 온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의 임기만료에 따른 수장 교체 여부도 관심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6월 취임한 김 사장의 임기는 지난 7일자로 만료됐다. 재임 시절 동해에서 제2의 동해 가스전을 찾는 ‘광개토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최근 물리탐사를 통해 대왕고래 등 7개 유망구조를 발견했다.

석유공사는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라 김 사장 임기 만료를 2개월 앞둔 지난 4월경 차기 사장 선출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를 꾸렸지만, 이후 사장 공고 등 본격적인 절차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

통상 임추위의 사장 선출 절차가 시작되면 최종 대통령 임명까지 두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김 사장이 오는 8~9월까지 임시 사장직을 지속 수행하면서 첫 시추공 위치 선정 등 주요 업무를 진행하다 후임자에게 사업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총선과 맞물려 일부 공기업·공공기관에서도 수장 인선 작업이 정지된 상태여서 향후 정치권 출신들이 포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석유공사의 경우 대체로 에너지 분야 전문가가 임명된 데다 최근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에 대한 기대가 커 업계 전문가가 물망에 오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공기관 한 관계자는 “임추위 구성까지 마쳐 놓고 차기 기관장 선임 절차를 일단 멈추라는 정부 측 지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절차를 진행하라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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