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우리 군장병들이 이동식 확성기로 추정되는 트럭 앞에서 작업하고 있다. 북한은 남한이 6년 만에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에 맞대응해 지난 9일 밤부터 310여개의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띄워 보냈다. 북한 오물풍선에는 일반 쓰레기가 들어있었으나 분석 결과 안전 위해 물질은 없었다고 합동참모본부는 밝혔다.
- 군 오전부터 접경지역 이동식 확성기 배치
- 대남 오물 풍선 310여개 추가 살포
- 속도조절 필요성, 언제든 대북방송 가능
-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문도 영향

이날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강 접경지역에서 우리 군은 이동식 대북 확성기를 설치를 완료했다. 군 장병들은 오전부터 이동식 확성기를 철책 바로 앞 진지에 설치하고 이상 유무를 확인했다. 장병들이 설치한 차량은 전날 군이 공개한 이동식 확성기 차량과 장비의 운용을 일제 점검하는 ‘자유의 메아리’ 훈련 영상에 담긴 차량 중 하나로 보였다.

하지만 군 당국이 10일에는 대북 심리전 수단인 최전방 확성기를 가동하지 않기로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단 대상 공지를 통해 “대북 확성기 방송은 현재까지 실시하지 않았고, 오늘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도 “북한이 비열한 행위를 할 경우에는 즉시라도 방송할 준비는 돼 있다”고 밝혔다.

이날 확성기를 가동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군의 한 소식통은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해 상황을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다른 소식통도 “우리 군이 어제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고 오늘도 꼭 틀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속도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했다.
북한은 전날 우리 군이 2018년 이후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가동을 재개하자, 밤부터 이날 아침까지 대남 오물 풍선 310여개를 추가로 살포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을 위해 이날 출국한 것도 확성기 가동을 보류한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순방 기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수위가 크게 높아지는 것은 피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인 셈이다.

임진각에서 만난 한 관광객은 “혹시라도 이곳에 오면 대북방송을 어떻게 하는지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왔는데 듣지는 못했다. 남북의 긴장관계가 점점 높아지는 것 같아 불안한 마음”이라며 “이럴수록 우리가 국방을 더욱 튼튼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파주=글·사진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